엘지 트윈스 문보경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어린이 팬과 함께 운동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날(5일)을 맞은 서울 잠실야구장. 평소라면 경기를 앞두고 막판 몸풀기에 한창이어야 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어린이들과 작은 운동회를 열었다. 엘지(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1996년부터 어린이날에 맞춰 열어온 ‘잠실 더비’에서 안방 팀을 맡은 엘지가 준비한 행사였다. 좋아하는 선수들과 함께 손을 잡고 그라운드를 달리며, 어린이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전국 야구장에선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에스에스지(SSG)랜더스는 이날 디즈니 코리아와 함께 스타워즈 데이 행사를 열며 어린이 팬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스타워즈 공식 팬클럽 한국지사 회원들이 다스베이더 등 다양한 영화 속 캐릭터로 분장하고 인천 에스에스지랜더스필드 곳곳을 누볐다. 기아(KIA) 타이거즈는 이날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가 끝난 뒤 광주 챔피언스필드 그라운드를 어린이 팬들을 위해 전면 개방했다.
스타워즈 캐릭터들이 5일 인천 에스에스지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앞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어린이날 덕분에, 프로야구도 시즌 첫 만원 관중을 받았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관중 입장을 100% 허용하는 등 각종 제한이 풀어 관중 입장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개막 이래 한 번도 만원 관중을 채우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날 5개 구장 가운데 2개가 매진되는 등 모두 10만3573명의 관중을 받아 시즌 누적 관중 110만17명으로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시즌 ‘1호’ 만원 관중의 주인공은 수원이다. 이날 케이티(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선 경기 시작 40분 만에 관중 2만명이 입장해 만원을 이뤘다. KBO리그 경기가 정규리그 만원 관중을 기록한 건, 2019년 9월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엘지와 두산의 경기 이후 무려 949일 만이다.
에스에스지랜더스필드도 이날 관중 2만3000석이 가득 차며 창단 이래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에스에스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1년 창단해 그간 만원 관중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에스케이(SK) 와이번스 시절까지 범위를 넓히면, 2019년 6월1일 이후 1069일 만의 만원 관중이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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