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실험’경기다. 체인지업 구사를 연습하는 김광현(SSG 랜더스)처럼 기존 주전급 선수들은 변화구를 점검하거나 타자의 경우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줘보기도 한다. 하지만 무명·신인급 선수들에 시범경기는 기회의 장이다. 최대한으로 능력치를 끌어올려 자신의 실력을 보여야만 1군 붙박이 자리가 보인다.
2022 KBO리그 시범경기에도 개막전 엔트리 진입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송찬의(23·LG 트윈스)를 비롯해 김도영(19·KIA 타이거스), 조세진(19·롯데 자이언츠) 등이 그들이다.
송찬의는 2018년 2차 7라운드로 엘지에 입단했다. 송구홍 당시 엘지 단장의 조카였던 터라 ‘삼촌 찬스’라는 뒷말도 있었다. 2군에서 두 시즌을 뛰다가 군대를 현역으로 갔다. 다행히 부대에서 배려를 해줘서 틈틈이 캐치볼이나 스윙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제대해서 작년 중반에 팀에 복귀했는데 2군 성적이 꽤 좋았던 터라 이번 시범경기 때 출장 기회를 얻었다. 김광현의 국내 복귀전 때 홈런을 때려내는 등 시범경기에서만 벌써 홈런 6개를 기록 중이다. 송찬의는 “수비적으로는 오지환 선배, 타격적으로는 김현수 선배가 롤 모델”이라고 밝혔다.
완성형 고졸 선수로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김도영에 대한 기대감은 아주 크다. 김도영은 현재 시범경기에서 4할대(0.459·37타수 17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발도 빨라서 도루 또한 3개를 기록했다. 김종국 기아 감독은 “공·수·주 모두 잘한다. 멘털도 뛰어나고 자기 주관 또한 뚜렷하다”고 김도영을 칭찬한다. 군 입대한 리드오프 최원준을 대체할 선수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19살 당찬 고졸 새내기는 롯데에도 있다. 수비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공격력에서만큼은 자유계약(FA)으로 엔씨(NC)로 이적한 손아섭의 빈자리를 잊게 해주는 조세진이다. 고교 3학년 때 방망이 솜씨(타율 0.571, 5홈런 25타점 OPS 1.634)가 시범경기 때 그대로 드러난다. 27일까지 20타수 6안타 3타점 4득점. 조세진은 스윙이 부드럽고 신인답지 않게 변화구 대처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 선배들 앞에서 절대 주눅들지 않는 것도 강점. 그의 첫 번째 목표는 송찬의,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이다.
한편, 27일 열린 시범경기에서 양현종(KIA)은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김광현 또한 예열을 끝냈다. 두산전에 선발 윌머 폰트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성적을 냈다. 시범경기는 29일 끝나며 2022시즌 정규리그는 4월2일 개막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