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야구·MLB

김종국 KIA 감독의 출사표…봄야구도 가을야구처럼 한다

등록 2022-03-25 08:59수정 2022-03-25 09:18

“승부의 세계에서 초보는 없어
전년 하위팀이라 초반 쳐져선 안돼
5월까지 포스트시즌처럼 고삐 바짝”

“양현종·나성범·소크라테스 든든
김도영, 멘털 좋고 자기 주관 뚜렷
5위 이상 목표 팬들 돌아오게 할것”
명가재건에 나서는 ‘원클럽맨’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 기아 타이거즈 제공.
명가재건에 나서는 ‘원클럽맨’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 기아 타이거즈 제공.

해태 타이거즈 마지막 1번 타자.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 출신 첫 사령탑. 어느덧 호랑이 군단을 지휘한 지 100일이 훌쩍 흘렀다. 최근 수원 방문경기 숙소에서 〈한겨레〉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김종국(49) 기아 신임 감독은 현장 지휘관으로 첫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올 시즌 기대가 많이 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프로 데뷔 때부터 코치 시절까지 타이거즈에서만 몸담았다. 기아 구단이 매트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해지 뒤 그를 타이거즈 제10대 감독으로 발탁한 이유도 그의 핏속에 흐르는 ‘타이거즈 정신’과 ‘선수단 장악력’ 때문이었다. 기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코치 시절부터 선수들이 김 감독을 잘 따랐다”면서 “김 감독은 고집도 있고 강단도 있다. 품을 때는 품고, 잘라낼 때는 또 잘라낼 줄 안다”고 귀띔했다.

기아는 지난 스토브리그 때 전력보강을 가장 많이 한 팀이다. 더그아웃 리더이자 팀 에이스인 양현종이 미국에서 돌아왔고, 엔씨(NC) 다이노스로부터 거포 나성범을 영입했다. 기아는 이 둘에만 253억원(양현종 103억원, 나성범 150억원)을 투자했다. 김 감독은 “양현종, 나성범 모두 든든하다. 준비도 잘했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안다. 자기 루틴이 있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둘 다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이 “검증된 보증 수표”라고 표현한 양현종은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이고 있다. 나성범 또한 개막에 맞춰 방망이를 예열 중이다. 김 감독은 나성범이 “반등의 해를 준비하는 최형우와 함께 타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고졸 신인 내야수 김도영은 어떨까. 김종국 감독은 “공·수·주 모두 잘하는데 경기 감각을 조금만 더 익히면 슈퍼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했다. 선수 시절 이종범 현 엘지(LG) 트윈스 2군 감독과 룸메이트였던 입장에서 김도영이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데 대해서는 “이종범 선배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왔다. 김도영은 고졸인데 같은 나잇대로 보면 이종범 선배의 19살 때보다 완성도가 더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김도영은 멘털도 뛰어나고 자기 주관 또한 뚜렷하다”면서 “출루도 잘해주고 주루 능력도 좋아서 정규리그 때 기용한다면 리드오프 쪽으로 생각 중”이라는 구상도 곁들였다. 기아는 작년에 리드오프 역할을 했던 최원준이 입대해 1번타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김도영 외에도 내야수 김석환, 황대인을 눈여겨보고 있다. “강팀으로 가려면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전에서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 타자인 소크라테스 브리토에 대한 기대감 또한 숨기지 않는다. 김 감독은 “1~2점 승부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고려해 센터 라인을 안정감 있게 가져가기 위해 중견수로 소크라테스를 영입했다”면서 “한국 투수 성향을 배워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범경기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지만 일단 수비 범위가 넓고 주루가 되는 선수다. 홈런은 적을지 몰라도 방망이 콘택트 능력은 있다”고 했다. 한승택, 김민식이 경쟁 중인 주전 포수 자리는 “투수 리드나 블로킹 등 타격보다는 수비에 우선을 두고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5선발이다. 로니 윌리엄스, 션 놀린 외국인 투수 2명에 양현종, 이의리가 1~4선발을 맡게 되는데 아직 5선발이 비어 있다. 임기영, 한승혁, 이민우 등을 놓고 고심 중인데 “현재까지 한승혁이 한 발짝 앞서 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160이닝 이상 던져주고 양현종 또한 10승 이상을 해줘야만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면서 “페넌트레이스를 잘 치르려면 투수 관리가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 부상 없이 선발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선수 부상 관리’를 강조했는데 선수 시절 어깨 부상으로 2년간 좌절의 시간을 보낸 자신의 경험과 무관치 않다.

리더십에 대한 질문에 김 감독은 “어차피 경기는 선수가 하기 때문에 지도자는 선수가 편하게 야구에만 몰두하게끔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시즌 전에는 코치, 감독, 단장의 시간이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선수의 시간”이라며 “선수들이 그라운드 플레이할 때 절대 눈치 보거나 위축되지 말았으면 한다. 플레이에 넘지 못할 선은 없다”고 했다. 선수의 자율적 플레이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말이다.

김 감독은 ‘발야구’도 예고했다. “파워 있는 선수가 부족한 팀 사정상 빠른 스피드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기아의 팀 도루 수는 73개. 10개 구단 중 9위를 할 정도로 ‘거북이 구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있을 예정이다. 기아는 23일까지 치른 시범경기 8경기에서 팀 도루 9개(전체 4위)를 기록했다. 13차례 도루를 시도할 정도로 활발한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개막하면 5월까지 포스트시즌 치르듯 고삐를 당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전년도 하위권 팀으로 시즌 초반 다른 팀에 절대 뒤처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초보는 없다”고 말하는 ‘초보 사령탑’이 선수, 지도자 시절 다 포함해 타이거즈에서 획득한 우승 반지는 모두 4개. 김종국 감독은 “기대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일단 올해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그래서 몇 년간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등 돌린 타이거즈 팬들이 야구장에 다시 돌아오게끔 하고 싶다”고 했다. ‘타이거즈 원클럽맨’의 포효가 머지않았다.

수원/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