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에서 열린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계약금 없는 비 에프에이(FA) 다년 계약에 샐러리캡 시행 전 시즌이라는 특수 상황까지. 이 둘이 합해지니 한국프로야구사에 한동안 절대 깨지기 힘든 연봉이 나왔다. 무려 ‘81억원’이다. 현재 최고 연봉인 27억원(SSG 추신수)의 3배에 이르는 액수다.
류선규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단장은 16일 오후 인천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에서 김광현(34)의 입단식을 앞두고 “올해 김광현의 연봉은 81억원”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활약한 김광현은 지난 8일 에스에스지와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의 계약으로 국내 리그에 복귀한 바 있다. 류 단장은 “구단이 김광현에게 KBO리그 최고 대우를 약속했고, 비 에프에이 다년 계약으로 계약금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연봉 책정에는 샐러리캡 영향도 적지 않았다. KBO리그는 2023년부터 샐러리 제도를 시행한다. 각 구단의 연봉 총액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는데 구단 입장에서는 기존 보유 선수들의 연봉을 최대한 낮춰야만 탄력적 선수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비 에프에이 다년 계약의 경우 첫 시즌 연봉이 상식 수준 이상으로 폭등했다.
한유섬(SSG)이 대표적인 예다. 한유섬은 소속팀과 다년 계약(5년 60억원)을 하면서 작년 연봉(1억8000만원)보다 1233.3% 인상된 24억의 연봉을 받았다. 남은 4년간 그의 평균 연봉은 9억원이 된다. 김광현 또한 첫해 연봉(81억원)을 제하면 남은 3년 동안은 연평균 16억6600만원 정도의 금액을 받게 된다. 에스에스지는 131억원의 연봉 총액을 정해놓고 향후 팀 연봉 총액 등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을 돌려 김광현의 첫해 연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은 이날 인터뷰에서 “(류선규) 단장님이 ‘네가 필요하다’고 얘기해줬을 때 복귀를 결정했다. 빅리그에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접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지금은 아쉬운 마음이 전혀 없고, 계약 다음 날 메이저리그 직장폐쇄가 풀리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팀과 계약 뒤 강화에서 훈련해 온 그는 “동료들이 너무 편하게 해주고 선수들이 격하게 환영해준 덕에 한 달, 두 달 정도 팀을 떠난 느낌이었다. 에스에스지가 2년간 부족했던 성적에서 벗어나 내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얘기 들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김광현은 22일 엘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복귀 뒤 처음 등판해 컨디션을 조율할 예정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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