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와 자유계약을 마친 나성범. 기아 타이거즈 제공
올해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평가받는 나성범(32)의 선택은 고향(광주) 팀이었다.
기아 타이거즈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엔씨(NC) 다이노스 창단 멤버이자 자유계약(FA) 신분인 나성범과 6년 150억(계약금 60억원·연봉 60억원·옵션 30억원)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총액만 놓고 보면 이대호(4년 150억원·롯데)와 같은 역대 최고액이다. 나성범이 ‘100억원 클럽’에 가입하면서 올해만 4명의 선수가 100억원대 계약이 성사됐다. 나성범에 앞서 박건우(6년 100억원·NC), 김재환(4년 115억원·두산), 김현수(4+2년 115억원·LG) 등이 100억원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바 있다.
나성범은 애초 엔씨 창단 멤버로 팀 잔류가 유력시됐다. 하지만 시즌 뒤 사장, 단장, 감독이 모두 바뀐 기아의 영입 의지가 강했고 나성범은 결국 기아를 선택했다. 기아와 나성범의 계약은 열흘 전부터 야구계에 입소문이 났으나 양현종 계약 건 등으로 발표가 미뤄졌었다. 기아는 전날(22일) 협상 테이블에서 양현종 측에 최종안을 제시한 상태다.
나성범은 광주초-진흥중-진흥고-연세대를 나온 광주 토박이다. 2012년 창단 팀 지명을 통해 공룡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3년 엔씨의 1군리그 진출과 함께 프로 데뷔했으며 통산 타율은 0.312(4259타수 1330안타), 212홈런 830타점. 데뷔해와 무릎 부상을 당했던 2019년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20홈런 이상을 기록해 왔고 작년에는 홈런 3위(34개), 올해는 홈런 2위(33개)였다.
나성범은 기아 구단을 통해 “하루빨리 팀에 적응해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후배 선수들과 가까워지도록 노력할 것이며, 무엇보다 팀과 선수단에 야구 그 이상으로 도움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엔씨 구단과 팬들이 있었기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많이 아쉬워하실 팬분들께 너무나 죄송하고, 모든 엔씨팬 여러분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나성범의 올해 연봉은 7억8000만원이기 때문에 기아는 엔씨에 나성범의 연봉 300%의 보상금(23억4000만원) 또는 연봉 200%(15억6000만원)의 보상금과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일찌감치 나성범의 이적 의지를 확인한 엔씨는 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팀 에프에이에 눈을 돌렸고 두산 출신의 박건우와 6년 100억원의 계약을 이미 마쳤다. 엔씨는 현재 또 다른 외부 에프에이 영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한편, 올해 에프에이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며 벌써 674억원의 자금이 풀렸다. 아직 미계약자는 손아섭 등 6명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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