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박건우. NC 다이노스 제공
잠잠하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후끈 달아올랐다. 골든글러브 등 시상식이 마무리되고 군 보류 선수가 정해지면 계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군 보류 선수는 보호선수로 자동 묶이게 돼 타 팀 에프에이 영입이 용이하다.
일단 KBO리그 역대 6번째 ‘100억 클럽’ 가입 선수가 나왔다. 두산 베어스 출신의 외야수 박건우(31)가 그 주인공이다. 박건우는 14일 엔씨(NC) 다이노스와 6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을 했다. 최형우가 2016년 말 삼성 라이온즈에서 기아 타이거즈에서 이적하면서 ‘100억원 시대’를 열어젖힌 뒤 지금껏 최정(SSG·6년 106억원), 양의지(NC·4년 125억원), 이대호(롯데·4년 150억원), 김현수(LG·4년 115억원)가 100억원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박건우는 2009년 두산에서 데뷔했으며 통산 성적은 타율 0.326, 88홈런 478타점이다. 올해는 타율 0.325, 6홈런, 63타점의 성적을 냈다. 엔씨는 소속 에프에이 선수인 나성범(32)과 계약에 난항을 겪은 뒤 박건우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는 또 다른 에프에이 선수인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박해민(31) 영입도 추진했으나 박해민의 선택은 엘지(LG) 트윈스였다.
박해민은 이날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24억원·인센티브 4억원)에 엘지와 계약했다. 엘지 구단이 외부 에프에이 선수를 영입한 것은 김현수(2017년) 이후 처음이다. 빠른 발을 이용해 4년 연속(2015~2018년) 도루 1위에 올랐던 박해민은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이 올랐다. 삼성은 현재 좌완 투수 백정현(34) 붙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포수 강민호(36) 이적에 대비해 엔씨로부터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상태다.
또다시 선수 유출이 발생한 두산은 남은 에프에이인 김재환(33)에 대해서도 ‘적정선의 계약’을 할 계획이다. 나성범의 진로가 정해지는 즉시 김재환의 몸값도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이 김재환까지 놓칠지 관심이다. 기아는 나성범 영입을 노리는 가운데 국내 유턴한 양현종과의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액 면에는 이견이 없으나 보장액이 옵션보다 적어 양현종 측이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에스에스지 토종 원투 펀치인 박종훈(30), 문승원(32)은 비 에프에이 선수로는 최초로 장기 계약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에프에이 자격 획득까지 한 시즌이 더 남아 있으나 야구위(KBO)가 지난 7월 에프에이가 아닌 선수들의 다년 계약을 허용하면서 비 에프에이 선수들도 장기 계약이 가능해졌다. 박종훈은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옵션 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들은 지난 6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으며 내년 6월 팀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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