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 개막했던 2021 KBO 퓨처스(2군)리그가 13일 막을 내렸다. 덩달아 구단들도 선수단 정리에 칼을 빼고 있다. 서슬 퍼런 방출 칼날에 KBO리그에 이른 겨울이 찾아왔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케이티(kt) 위즈가 13일 유원상(35), 이홍구(31)를 포함해 12명의 선수를 방출(웨이버 공시)한 데 이어 꼴찌 한화 이글스도 14일 김진영(29), 서균(29), 정진호(33) 등 12명을 팀에서 내보냈다. 이에 앞서 엔씨(NC) 다이노스가 지난 7일 창단 멤버인 최금강(32)을 포함해 8명 선수를 웨이버 공시했다. 남은 구단들도 현재 선수단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해마다 구단별로 11명의 신인이 입단하고 구단들은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만 한다.
주목할 것은 올해 처음 프로 무대를 밟은 고졸 1년 차 선수들도 방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티의 경우 작년 2차 7라운드 65순위로 뽑은 윤세훈(20)을 방출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케이티 구단 관계자는 “입대를 한다고 들었는데 제대 뒤 재입단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보통 구단 필요 선수의 경우 군 보류 선수로 묶어 타 구단 이적을 막는다.
엔씨 또한 작년 2차 7라운드 66순위의 우완 투수 조성현(19)과 9라운드 86순위의 외야수 김재중(19)을 내보냈다. 10% 안팎의 취업률을 뚫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지만 1년 만에 벗게 된 셈이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이에 대해 “예전에는 신인급 선수나 신고 선수(연습생)의 경우 ‘혹시나’하는 마음에 2~3년 시간을 두고 찬찬히 지켜봤지만 요즘은 아니다. 선수에 대한 판단과 결정이 점점 빨라지는 추세”라고 했다.
코로나19 상황도 KBO리그 선수 퇴출 시계를 빨라지게 하고 있다. 수도권 구단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가 지속하면서 구단들은 올해만 100억~200억원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선수단 규모를 축소하는 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이래저래 구단도, 선수도 보릿고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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