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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의 MLB와이드] ‘만찢남’의 야구 혁명, ‘오타니 시대’를 열다

등록 2021-07-07 15:04수정 2021-07-08 02:02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오타니는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을 거뒀다. 애너하임/유에스에이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오타니는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을 거뒀다. 애너하임/유에스에이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올해 메이저리그 주인공은 단연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다. 투타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나오는 모든 경기가 화제의 중심이다.

지난 2년간 오타니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면서 사실상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했다. 그런데도 투타 겸업을 고집하면서 비판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최고의 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오타니는 31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7일 현재)에 올라 있다. 에인절스 역사상 전반기 최다 홈런(종전 2019년 마이크 트라우트·28홈런). 현재 9.5타석당 홈런 하나가 나오고 있는 상황. 시즌 550타석을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오타니의 예상 홈런 수는 52개다. 아메리칸리그 마지막 50홈런 타자는 2017년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52홈런)로, 에인절스 타자가 50홈런 시즌을 달성한 적은 여태 없다. 오타니는 홈런 하나만 더 추가하면 마쓰이 히데키(2004년·31개)를 넘어서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경신한다.

홈런 타구의 질도 훌륭했다. 오타니는 홈런 타구 31개의 평균 타구 속도가 110마일에 육박(109.2마일)한다. 110마일(177㎞) 이상 홈런이 14개로 가장 많다. 메이저리그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스탯캐스트〉는 홈런 타구의 질을 기반으로 실제 홈런 수와 기대 홈런 수를 비교하고 있다. 홈런 2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28홈런을 치고 있지만, 타구의 질을 고려했을 때 기대 홈런 수는 24개였다. 홈런 3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실제 홈런(27개)이 기대 홈런 수(22개)보다 5개가 더 많았다. 두 선수와 달리 오타니는 31홈런 중 30홈런이 이상적인 타구에서 나온 홈런이었다. 확실한 홈런이 많았다는 건 홈런 생산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해 1회말 동점타를 치고 2루에 출루해 있다가 맥스 스테이시의 홈런 때 베이스를 밟은 뒤 스테이시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애너하임/AP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해 1회말 동점타를 치고 2루에 출루해 있다가 맥스 스테이시의 홈런 때 베이스를 밟은 뒤 스테이시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애너하임/AP 연합뉴스

오타니는 파워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3루타(4개)를 때려내고 있으며 도루도 12개를 기록하고 있다. 팀이 정규시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30홈런, 10도루를 해낸 선수는 1998년 새미 소사와 2009년 앨버트 푸홀스, 그리고 올해 오타니가 전부였다. 오타니 이전 두 선수는 모두 그해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올해 오타니는 선발투수로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13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3.49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즌 초반 불안했던 제구도 안정을 찾으면서 투수로서 완성도 역시 높아졌다.

타자로 투수들을 압도하고 있는 오타니는 투수로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9이닝 당 탈삼진 수가 11.69개로, 60이닝 이상 던진 116명 중 9번째로 많다. 스플리터의 위력이 되살아난 것이 결정적. 오타니가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스플리터는 피안타율이 0.083에 불과하다. 헛스윙률 57%는 제이콥 디그롬의 슬라이더(58.2%) 다음으로 높았으며, 탈삼진율 63.6%도 타일러 글래스나우의 커브(69%) 다음으로 높았다.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는 마구 중 하나다.

오타니가 이처럼 달라진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겨울 오타니는 최신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을 방문해 잘못된 점들을 교정했다. 왼쪽 무릎 수술 후 몸에 밴 나쁜 습관을 버렸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 선천적 재능에 후천적 노력이 더해지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오타니를 강력한 엠브이피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 중인 게레로가 대항마로 여겨지지만, 오타니의 강렬함을 넘어서기는 힘들다. 설령 양대리그 통합 엠브이피를 뽑는다고 하더라도 오타니를 능가할 선수는 찾을 수없다. 그만큼 올해 오타니는 충격적인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역사를 작성하고 있는 오타니는 올스타전 역대 최초로 투수와 타자 모두 선발됐다. 홈런 더비도 출장하는 이번 올스타전은 오타니를 위한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 레드삭스 알렉스 코라 감독은 오타니의 엠브이피론에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오타니만을 위한 상을 따로 하나 제정해야 한다. 그는 최고의 타자, 최고의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임은 분명하다.”

적어도 지금까지 메이저리그는 오타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창섭 메이저리그 전문가 pb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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