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원점이 됐다. 정상도 보인다.
신민준 9단이 3일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펼쳐진 제25회 엘지(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커제 9단에게 19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첫판을 내줬던 신민준은 2국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우승을 향한 전기를 마련했다. 신민준은 4일 열리는 최종 3국에서 이길 경우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패권을 차지한다.
벼랑 끝에 몰린 신민준의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다. 이날 흑을 쥔 신민준은 초반 실리 대신 두텁게 판을 짜며 커제를 견제했다. 중반으로 접어들며 실리에서 커제가 앞섰지만, 두터움을 유지한 신민준이 커제의 좌변 흑 대마를 공격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승기를 잡은 신민준은 실리에서도 커제보다 앞섰고, 이후 커제의 추격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반격의 1승을 올렸다. 커제를 상대로 5연패에서 벗어난 신민준은 통산 맞전적을 3승 5패로 만들었다.
신민준이 승세를 탄 만큼 4일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되는 최종국의 향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 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준은 국후 인터뷰에서
“타개에 능하고 집에 민감한 커제 9단은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스타일이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 승리할 수 있었다.
커제를 이기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기적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엘지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씩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