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이 24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농심배 시니어 대국을 펼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돌아온 황제’ 조훈현(68) 9단이 돌풍을 몰아쳤다. 제자 이창호 9단보다 더 날렵하다.
조훈현 9단이 24일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바둑의 전설 국가대항전-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특별이벤트’ 최종일 대국에서 중국의 녜웨이핑 9단에게 200수 만에 불계승했다. 한국은 조 9단의 4승, 이창호 9단의 2승2패를 합쳐, 6승2패로 우승컵을 챙겼다.
앞서 조 9단은 중국의 창하오 9단, 일본의 고야바시 고이치 9단과 요다 노리모토 9단을 모두 물리쳤다. 제자 이창호 9단은 이날 중국의 창하오 9단에게 231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 9단은 이번 대회에서 녜웨이핑과 고바야시에게 이겼지만 요다와 창하오에게는 졌다.
정치 외도로 바둑 공백기가 있었지만, 조훈현 9단의 승부사 기질은 변함이 없었다. 조 9단은 이날 초대 응씨배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녜웨이핑을 상대로 초반 ‘실리 대 세력’의 싸움을 벌였고, 중앙에도 커다란 세력을 쌓으며 단숨에 주도권을 잡은 뒤 완승을 거뒀다.
조 9단은 녜웨이핑과의 상대 전적에서 11승 6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조훈현 9단은 대국 뒤 “2승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는데 우승하게 돼서 기쁘다. 제자의 성적이 부진하면 스승이 해주면 되고, 스승이 부진하면 제자가 해주면 된다”며 활짝 웃었다.
이창호는 창하오와 대국에서 초반 불리해진 형세를 만회하기 위해 투혼을 발휘했으나 끝내 뒤집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중국이 5승3패로 2위, 일본이 1승7패로 3위를 차지했다.
농심배 특별 이벤트로 열린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5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2천500만원, 3위 상금은 1천500만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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