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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신진서, 응씨배 4강 1국 ‘기적의 역전승’

등록 2021-01-10 17:13수정 2021-01-10 17:20

중국의 자오천위에 흑 불계승
12, 14일 4강 2~3차전 대국
신진서 9단이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응씨배 4강전 1국 자오천위 8단과 대국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신진서 9단이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응씨배 4강전 1국 자오천위 8단과 대국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적당히 두다가 던질 줄 알았는데, 그걸 뒤집네요!”

신진서 9단이 10일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의 온라인 대국으로 펼쳐진 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4강 1국에서 극적인 뒤집기로 중국의 자오천위 8단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티비 중계에서 해설을 한 최명훈 9단은 “다 진 바둑을 이기네요. 정말 대단하다”며 극찬했다.

신진서 9단은 중반 이후 자오천위에 형세에서 뒤졌고, 인공지능은 자오천위의 승률을 90% 이상까지 예측했다. 하지만 막판 치열한 착점으로 자오천위를 압박했다. 자오천위는 제한시간을 다 쓰면서 20분 추가시간을 받는 대신 벌점 2점을 안으면서 쫓겼다. 이 순간 신진서는 시간 여유가 많았고, 더욱더 자오천위를 몰아쳤다.

결국 시간이 흐를 수록 형세가 역전됐고, 벌점 2점까지 안은 자오천위는 돌을 던졌다.

신진서는 올해 “국제기전에서는 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의 기전 4강에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둬 기쁨이 컸다. 신진서는 12일, 14일 4강 2~3차전을 앞두고 있다. 신진서가 승세를 몰아 2국에서도 승리한다면, 한국은 9회 연속 응씨배 결승 진출자를 배출하게 된다.

한편 중국의 셰커 9단과 일본의 이치리키 료 8단의 4강 1국에서는 셰커가 이겼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4년에 한 번 개최되고 단일 대회 최고인 40만달러(약 4억7천5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린다.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정하고, 덤은 8점(7집반)이다. 제한시간은 3시간이며 초읽기 대신 추가시간 20분을 초과할 때마다 1회에 2집을 공제한다. 공제는 총 2회 가능하고 3번 사용하면 시간패가 선언된다.

한국은 초대 챔피언 조훈현 9단을 비롯해 서봉수·유창혁·이창호·최철한 9단 등 5명의 우승자를 배출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창하오·판팅위·탕웨이싱 9단 등 3명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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