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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농심배 대역전 ‘신화’ 쓸까?

등록 2020-08-21 21:37수정 2020-08-21 21:41

한국팀 마지막 주자로 4연승
22일 커제 꺾으면 대 역전승
박정환 9단이 21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중국의 셰얼하오 9단과 농심배 대국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이 21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중국의 셰얼하오 9단과 농심배 대국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화’는 이뤄질 것인가?

한국팀의 마지막 주자인 박정환(27) 9단이 4연승을 거두는 돌풍을 일으켰다. 22일 마지막 상대인 커제 9단을 꺾으면 대역전극이 완성된다.

박정환 9단이 2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중국의 셰얼하오 9단과 온라인으로 벌인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 13국에서 백으로 1집반승을 거뒀다. 한국 최후의 일인으로 단기필마로 나선 박정환은 4연승을 달렸다. 22일 커제 9단과의 마지막 대국에서 이기면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다.

박정환은 이날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형세로 줄곧 엎치락뒤치락하는 어려운 형세를 정교한 끝내기로 마무리하면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박정환은 이날 오전에는 중국의 판팅위 9단과의 재대국에서도 승리해 하루에 중국 최강의 기사 둘을 꺾는 기세를 뽐냈다. 애초 전날 판팅위와의 대국 도중 ‘클릭 먹통’ 파행으로 문제가 생겼고, 이날 오전 재대국에서 흑 불계로 이긴 것이다.

박정환 9단이 21일 중국의 셰얼하오 9단과 온라인 대국한 기보. 박정환은 백으로 1집반을 이겼다.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이 21일 중국의 셰얼하오 9단과 온라인 대국한 기보. 박정환은 백으로 1집반을 이겼다.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은 18일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을 이긴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4연승을 달리며 한국의 극적 역전 우승의 가능성을 알렸다. 한·중 ·일 바둑단체전 경기인 농심배에서 한국은 기분 좋은 ‘대 역전극’의 추억이 있다. 2005년 제6회 대회에서 이창호 9단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3차전 시리즈에서 최후의 주자로 나서 5연승(중국 3명, 일본 2명)을 거두며 우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정환 9단은 3차전 10국에서 이야마 9단, 11국에서 미위팅 9단, 12국에서 판팅위 9단, 13국에서 셰얼하오 9단 등 세계 최강의 기사를 격파했다. 특히 20일 열린 판팅위 9단과의 대국에서, 박정환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백 158수를 착점하기 위해 마우스를 클릭했으나, 입력이 되지 않아 어이없는 시간패 판정을 받은 충격도 극복했다.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이 온라인 결함으로 인정해 재대국을 결정했고, 박정환은 21일 오전 10시 열린 재경기에서 불계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22일 오후 2시 예정된 커제 9단과의 대결에 모든 것을 걸었다. 통산 맞전적은 박정환 9단의 13승 11패 우세. 박정환 9단이 커제까지 누르면 한국은 2년 만에 농심배 우승을 차지한다.

농심배는 한국, 중국, 일본이 대표기사 5명씩을 내세워 연승전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국가대항 단체전이다. 한국은 1~2차전에서 선발 주자인 원성진(1승 1패)·김지석(1패)·이동훈(1패)·신진서(1패) 9단이 줄줄이 패하면서 박정환만 남은 상태였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다.

본선에서 3연승하면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천만원의 연승상금을 받는다. 박정환은 연승상금 2천만원을 확보했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 주어진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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