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27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용성전 결승 2국에서 박정환 9단을 꺾고, 종합전적 2-0으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확실히 신진서 시대다.
국내 바둑 1위 신진서 9단이 27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기 용성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국내 2위 박정환 9단에게 361수 만에 백 반집 승을 거뒀다. 전날 1국에서도 박정환을 231수 만에 흑 불계로 꺾은 신진서는 종합전적 2-0으로 용성전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3천만원.
신진서는 지난해 용성전 결승에서는 박정환에 0-2로 졌지만, 올해 완벽하게 설욕했다. 신진서는 올초 세계대회인 엘지(LG)배와 국내 신설 대회인 쏘팔 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에서 박정환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정환 ‘벽’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를 낳았다.
신진서는 지난달에는 김지석 9단을 꺾고 지에스(GS)칼텍스배를 3년 연속 제패하는 등 현재 6관왕이다.
신진서는 “작년에 너무 쉽게 져 올해 준비를 많이 했지만, 어제 1국에서 예상외로 많이 밀렸다. 대국 중 ‘2국에서 잘 집중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운이 따랐는지 역전승했고, 오늘 2국까지 편하게 둬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6관왕이 됐지만 세계 타이틀이 하나라서 아쉽다. 춘란배·응씨배·삼성화재배가 연이어 열리는데 중도에 떨어지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진서는 박정환과의 상대 전적을 11승16패로 좁혔다. 타이틀전 맞대결에서도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올해 1월부터 랭킹 1위에 오른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38승4패, 승률 90.47%라는 놀라운 성적을 이어갔다. 연간 최고 승률 기록은 이창호 9단이 3단이던 1988년에 거둔 88.24%(75승10패)다.
일본 바둑장기채널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며 바둑TV가 주관 방송하는 제3기 용성전의 우승 상금은 3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1천200만원이다. 시간 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진행됐고, 제한 시간은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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