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오른쪽)이 12일 열린 엘지배 기왕전 결승 2국에서 박정환 9단과 대국하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한국 바둑 랭킹 1위 신진서(20) 9단이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신진서는 12일 경기도 광명시 라까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24회 엘지(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랭킹 2위 박정환(27) 9단에게 16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종합 전적 2-0을 올린 신진서는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신진서는 10일 1국에서도 236수 만에 백 불계로 박정환을 꺾었다.
신진서는 개인 통산 12번째 우승을 일궜다. 그는 앞서 맥심배, KBS바둑왕전, 글로비스배(2017년), TV바둑아시아선수권(2018년) 등에서 우승했지만 메이저 세계대회 타이틀은 없었다. 이번에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한국의 간판 기사로 떴다. 신진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개인 20연승에도 성공했다. 신진서의 우승으로 한국은 지난 3년간 중국에 내줬던 엘지배 우승컵을 되찾았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과거 이세돌이 이창호의 벽을 넘어 전성기를 열어간 상황이 연상된다. 엘지배 결승에서 이창호에 역전패 당했던 이세돌이 그 뒤 결승에서 이창호를 이기면서 확고하게 자리를 굳힌 바 있다”고 했다.
신진서 또한 이날 승리를 포함해 그동안 맞전적 6승15패로 박정환에 뒤졌지만, 이날 우승컵을 확보하면서 박정환의 벽을 돌파했다. 현재 국내 순위에서도 1위이기 때문에 신진서 일인자 시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신진서는 앞으로 중국 기사와의 대국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갖고 대적할 것으로 보인다.
엘지배 총 상금 규모는 13억원이고,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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