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혁 9단(왼쪽)과 이창호 9단이 대국 도중 사회자가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꾸려진 반상이몽 초청전에서 마주 앉아 있다. K바둑 제공
프로기사의 대국 도중에 ‘왜 착수했는가’를 물어볼 수 있을까?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k바둑>은 프로기사의 대국 도중 경기를 멈추게 한 뒤 어떤 생각으로 착수했는지를 물어보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반상이몽 레전드 초청전’을 23일~25일 3일간 저녁 8시에 방송한다고 12일 밝혔다. 대국은 조치훈 9단 대 서봉수 9단(23일), 유창혁 9단 대 이창호 9단(24일), 박정환 9단 대 신진서 9단(25일)으로 짜였다. 한국 바둑의 전설과 현재 국내 랭킹 1, 2위가 참가하는 셈이다.
김효정 3단과 하호정 4단이 대국 해설을 진행하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궁금할 것 같은 대목에 끼어들어 어떤 생각으로 착점했는지를 물어보게 된다. 이때 상대편 기사는 헤드폰을 끼도록 해 대화 내용을 알 수 없게 했다.
K바둑 쪽은 “해당 초청전은 특허 등록된 중계방식이다. 대국 도중에 진행되는 인터뷰를 통해 레전드들이 그리는 큰 그림이나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수에 대해 프로기사의 생각을 대국 도중 들어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김진호 주임교수는 “인공지능 바둑은 빠른 계산을 바탕으로 좋은 수를 찾아내는 데, 왜 그런 수를 두는지 복잡한 계산을 거쳐 답이 나오기 때문에 근거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프로기사들은 복잡한 생각과 수읽기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프로기사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바둑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중계방식 특허를 내어 대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대국은 제한시간 각자 30분, 초읽기 30초 3회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신진서 9단(왼쪽)과 박정환 9단이 반상이몽 초청전 대국을 하고 있다. K바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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