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배 한국대표팀의 마지막 주자인 박정환 9단. 한국기원 제공
“혼자서 준비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농심배에 한국팀 유일한 기사인 박정환 9단이 필승을 위해 바둑 인공지능과 대국하며 연구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목진석 감독이 박정환 9단의 대국 준비상황을 19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목 감독은 “박정환에게 어떻게 대국 준비를 돕는 게 좋을지 물어보니 ‘인공지능으로 혼자 준비하겠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앞서 농심배 1~2차전에서 한국의 신민준, 안국현, 최철한, 이세돌 9단은 탈락했다. 이 때문에 목 감독 외에는 바둑 국가대표팀에서 박정환과 동행한 동료 프로기사가 없다. 이창호 9단이 초청받아 함께 했을 뿐이다.
박정환은 지난 17일 상하이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로비에 인터넷 연결을 문의하러 내려왔다. 노트북 컴퓨터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접속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릴라제로’, ‘엘프고’ 등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연구한다.
바둑 인공지능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인간의 바둑을 훌쩍 뛰어넘었다. 프로기사들도 인공지능을 통해 배우고, 해설자도 인공지능을 참고하는 시대다. 목 감독은 “박정환뿐 아니라 많은 프로기사가 인공지능을 쓴다. 한국기원에 있는 국가대표 연구실에도 이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의 실력이 강할 뿐 아니라, 여러 포석을 연구하거나 복기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목 감독은 “성향에 따라 여러 동료 기사들과 포석을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기사도 있고, 인공지능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기사도 있다. 신진서 9단 신민준 9단도 연습할 때 인공지능을 많이 쓴다”고 전했다.
박정환 9단은 전날 일본의 마지막 주자인 이야마 유타 9단을 불계로 누르고 3차전 10국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일본 쪽 기사는 모두 탈락했다. 남은 대국 상대는 중국의 4명의 기사다.
박정환 9단은 19일 3차전 11국에서 당이페이 9단과 맞선다. 한국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박정환 9단이 당이페이를 비롯해 스웨 9단, 구쯔하오 9단, 커제 9단까지 총 4명을 모조리 꺾어야 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