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2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하세배 결승전에서 커제 9단을 꺾고 대회 2연패를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이 커제 9단에 설욕하며 최후에 웃었다.
박정환은 2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 조이파크 관광객센터에서 열린 2019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 결승에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281수 만에 흑 7집 반 승을 거두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박정환은 지난달 31일 1회전에서 커제에 한집 반을 졌지만, 2회전에서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을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독특한 대진 방식 덕분에 탈락을 면했던 박정환은 결국 최종 결승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우승상금 80만위안(1억3200만원)으로 2위 커제의 상금(40만위안)의 두배다.
맞전적 10승8패 우위를 기록한 박정환은 이날 흑을 쥐었다. 둘의 대국에서 박정환이 흑을 쥐고, 커제가 백을 쥐면 박정환이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흑을 쥐고 커제를 처음 꺾었다.
이날 결승전은 한국과 중국의 랭킹 1위 대결답게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난전이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이희성 9단은 “초·중반 유리한 바둑을 펼쳤던 박정환이 후반 들어 커제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듯했으나 끝내기에서 나온 커제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응수하며 승리를 가져갔다”고 평했다.
하세배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과 같은 방식인 1수당 30초 초읽기와 고려시간 1분10회를 제공한다. 3위도 상금 20만위안을 받는다.
중국 국내기전으로 열렸던 하세배는 2014년부터 한·중·일 초청전으로 확대됐다. 2014년 중국의 스웨 9단, 2015년 중국의 퉈자시 9단, 2016·2017년 중국의 커제 9단이 우승했다. 박정환 9단은 지난해에 이어 또 정상에 올랐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박정환 9단(오른쪽)이 2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하세배 결승전에서 커제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