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둑진흥법 제정 기념 ‘바둑 세계화를 방안을 위한 바둑진흥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바둑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자문화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보급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가상화폐인 가칭 ‘바둑코인’을 상금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이 제안됐다.
정수현 명지대 교수(바둑학과)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바둑진흥법 제정 기념 바둑세계화 방안을 위한 포럼’(오제세·조훈현 의원실, 한겨레 주최)에서 여가와 평화, 문화의 시대에 수담으로 소통하는 바둑의 유익성은 어떤 스포츠에 비해 높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012년 현재 바둑을 두는 나라는 74개국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는 한 두개 나라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불모지다. 앞으로는 이런 나라를 대상으로 보급활동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일 프로기사 등이 바둑보급을 할 때는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기보다는 새로운 바둑시장의 확대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블록체인을 통한 바둑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송백석 베쏘(BeXo) 네트웍스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과 바둑이 결합할 수 있는 유력한 영역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바둑 이용자들이 기보평 등의 창작물을 제공할 때 가상화폐인 바둑 토큰(코인)으로 보상하는 것과, 프로기사의 상금을 가상화폐로 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관해 종합토론에 참석한 온소진 프로기사(8단)는 “만약 대회 상금을 가상화폐로 준다고 해도 큰 거부감 없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둑진흥법 제정 기념 ‘바둑 세계화를 방안을 위한 바둑진흥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장덕선 한국체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선수의 경기력 결정 요인은 체력과 기술, 심리와 전략이다. 바둑에서도 비중만 다를 뿐 이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심리적 지원 시스템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주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자유롭게 개발하고, 표현하는 쪽으로 개인의 욕구가 상승하는데, 바둑의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가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민용 <경향신문> 기자는 “남과 북의 민족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스포츠가 바둑이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남북 기사들이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한다면 그것만큼 감동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북한은 화점을 별, 고목은 웃별, 소목은 아랫별로 부르고 있는데, 앞으로 바둑 용어를 통일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바둑진흥법은 3월 국회를 통과했고 10월18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국가는 바둑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 시책으로 바둑진흥 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