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알파고 대국 관련 기자회견장에 중국을 대표하는 커제(오른쪽부터)ㆍ구리ㆍ저우루이양ㆍ스웨ㆍ탕웨이싱ㆍ미위팅 9단이 나와 있다. 한국기원 제공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번엔 중국을 상대로 골랐다. 세계 1위로 평가받는 커제 9단과는 3국 개인전을 벌이고, 중국의 간판 기사 5명이 모인 팀과도 맞대결한다.
한국기원은 알파고가 다음달 23일, 25일,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우전 정상회담’이라는 이름 아래 커제와 세번 대국한다고 밝혔다. 제한시간은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했던 알파고는 4승1패를 기록했는데, 당시 커제 9단은 알파고와 대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커제 9단은 세계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했으며 현재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와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비공식 세계 1위로 인정받고 있는 최강자다.
알파고와 커제의 대국에서는 우승상금은 150만달러(17억원)가 걸렸고, 상금과 별도로 커제 9단은 출전료 30만달러를 받는다. 그러나 커제 9단이 우승하리라고 믿는 프로기사는 많지 않다. 더욱이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과의 대국 때보다 한층 강화된 형태다. 바둑계에서는 “커제가 2점은 깔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기원은 “커제 9단과 맞붙는 알파고는 1월에 나온 2.0 버전이다. 인터넷상에서 프로기사들에게 60전 전승을 거뒀다. 이중 3승은 커제 9단에게 거둔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고는 다음달 26일에는 중국 최강의 기사 5명을 상대로 상담기도 벌인다. 알파고는 단독으로 대국하는 반면 중국의 스웨, 천야오예, 미위팅, 탕웨이싱, 저우루이양 9단은 서로 의논해 착점을 한다. 이들은 모두 세계챔피언 출신이다. 바둑팬 입장에서는 기계 앞에서 고수 여러 명이 머리를 짜내는 모습이 달갑지는 않다. 상담기 생각 시간은 2시간 30분에 1분 3회다.
알파고는 이밖에 구리 9단과 짝을 이뤄, 역시 알파고 롄사오 8단이 짝을 이룬 상대와 페어 바둑도 둔다. 페어바둑에는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 주어진다. 구글은 이번 대국 기간에 인공지능토론회를 여는 등 바둑을 통해서 알파고의 우수성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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