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이세돌 9단을 꺾고 응씨배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14일 중국 우한 완다루이화 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대회 준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한국랭킹 2위 이세돌 9단에게 285수 만에 흑으로 3점승(한국식으로는 3집반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2승1패로 결승에 진출했다. 박정환은 직전 대회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번에 4년만에 다시 한번 응씨배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반면 응씨배 우승을 가장 원했던 이세돌 9단은 기회를 잃었다.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탕웨이싱 9단이 스웨 9단을 2승1패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8월10일부터 시작된다.
박정환 9단은 초반부터 착실하게 실리와 균형감을 잃지 않으며 대국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갔다. 이세돌 9단은 중반부터 과감한 공격과 타개로 맞섰다. 막판에는 매서운 공격이 통하면서 간격이 좁혀졌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이 차분하게 우세를 간수하면서 추격에서 벗어났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이라고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4년마다 열리며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달러(한화 4억1천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