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 9단(왼쪽)과 박영훈 9단.
프로기사 강동윤 9단이 중국발 황사를 일거에 청소했다.
강동윤 9단은 18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회 엘지(LG)배 기왕전 준결승에서 중국랭킹 2위 스웨 9단에게 26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강동윤 9단은 16일 8강전에서는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256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해 최근 중국의 상승세를 꺾었다. 커제 9단은 지난 4일 이세돌 9단을 꺾고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는 등 메이저 세계대회 1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한국 기사들이 그동안 맥을 추지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 몰리면 안된다는 위기 의식 속에서 강동윤 9단이 중국발 강풍을 잠재운 주역이 됐다.
박영훈 9단도 이날 중국의 퉈자시 9단에게 3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지난 대회 준결승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2004년 17회 후지쓰배에서 처음 우승한 박영훈 9단은 통산 네 번째 세계대회 우승컵을 노린다. 박영훈 9단은 그동안 삼성화재배에서 두 번의 준우승(8회, 12회)을 기록한 바 있으나 엘지배에서는 처음 결승에 올랐다.
대국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영훈 9단은 “그동안 준결승 진출만 세 번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해 기쁘다. 곧 있을 커제 9단과의 몽백합배 준결승 대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엘지배 결승에서도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동윤 9단은 “한국 우승이 확정되서 기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우승하는 것인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결승전은 박영훈 9단의 공격과 나의 타개로 승부가 결정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랭킹 3위 박영훈 9단과 4위 강동윤 9단의 통산 전적은 8승 8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한국기사끼리 엘지배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1회(이창호 대 유창혁, 이상 앞쪽이 우승자), 5회(이창호 대 이세돌), 6회(유창혁 대 조훈현), 7회(이세돌 대 이창호), 8회(이창호 대 목진석), 12회(이세돌 대 한상훈), 19회(박정환 대 김지석) 대회에서 형제대결을 펼친 바 있다. 결승 3번기는 2016년 2월 1일과 3일, 4일 속개되며 장소는 미정이다.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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