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국내 1·2위인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이 삼성화재배 4강에 올랐다. 박정환 9단은 16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8강에서 중국의 저우루이양 9단에게 17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2년 만에 4강에 올랐다. 앞서 국내 2위 김지석 9단도 중국의 룽이 4단에게 147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했다.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은 이 대회 첫 우승을 노린다.

지난해 준우승자인 이세돌 9단은 중국 1위 스웨 9단에게 253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이 9단은 그동안 스웨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앞섰으며, 초반 대국도 우세하게 이끌었지만 역전패당해 아쉬움을 주었다. 강동윤 9단도 전기 대회 우승자인 탕웨이싱 9단에게 백 불계패하며 4강 진입에 실패했다.

박정환 9단의 삼성화재배 4강 진출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0년과 2012년 이 대회 4강에 올랐지만 각각 허영호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에게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8강전에서 스웨 9단에게 불계패했다. 박정환 9단은 2011년 제24회 후지쓰배 우승 이후 3년 만에 두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박 9단은 8강전에 대해 “초반부터 만만치 않았는데 고비를 잘 넘겼다. 남은 기간 컨디션 조절을 잘해 4강전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김지석 9단은 삼성화재배 4강 진출이 2010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전기 대회에서는 8강에 올랐지만 탕웨이싱 9단에게 패했다. 김 9단의 세계대회 성적은 4강 진출이 최고 기록이다. 김 9단은 “그동안 세계대회 우승이 없어 아쉬웠는데 좋은 기회를 만났으니 준결승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8강전 이후 대진 추첨 결과 준결승(3번기)은 박정환 9단과 탕웨이싱 9단, 김지석 9단과 스웨 9단의 대결로 압축됐다. 상대 전적은 박정환 9단이 탕웨이싱 9단에게 2전 전승으로 앞서 있으며, 김지석 9단은 스웨 9단에게 1승2패로 열세다. 준결승은 다음달 5일부터 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며 모든 대국은 한국방송 1텔레비전에서 오후 1시부터 생중계될 예정이다.

1995년 창설돼 올해로 19년째를 맞은 삼성화재배는 총상금 규모 8억원, 우승상금 3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 주어진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