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여자바둑 결승 3국
1승1패. 여자대회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19기 가그린배 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 바둑의 대들보 박지은(31) 9단은 떠오르는 샛별 김채영(18) 초단에게 268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둬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김채영도 만만치 않았다. 2일 열린 2국에서 김채영은 초반 불리함을 딛고 263수 만에 백 2.5집승을 거두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번 맞대결은 말 그대로 여자바둑의 신구 대결.
지난 10년 가까이 세계여자바둑 정상으로 군림해온 박지은이지만, 2008년 여류국수전 우승을 끝으로 어느덧 6년째 국내대회 우승이 없다. 최정, 오유진 등 최근 신예들의 활약을 고려하면 이번 결승전은 6년 만에 무관에서 탈출할 절호의 기회다. 박지은은 현재 통산 289승을 거둬 여자기사 최초 통산 500승 달성에도 도전하고 있다. 박지은에 맞서는 김채영은 바로 떠오르는 신예들 중 한 명. 지난해 국가대항전 성격의 황룡사쌍등배에서 4연승을 올리며 동갑내기 최정과 함께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2013 인천시내무도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에서 은메달에 기여했다. 승부사로서 마지막 불꽃을 활활 태우고 있는 박지은과 이제 시작하는 풋풋한 김채영의 맞대결은 향후 여자바둑의 세력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결승 3국은 4일 오전 10시 한국기원에서 펼쳐진다. 우승 상금은 1200만원.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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