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한국바둑, 최근 중국에 참패
삼성화재배 출전 각오 밝혀
삼성화재배 출전 각오 밝혀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쎈돌’ 이세돌 9단이 삼성화재배 출전 각오를 밝혔다.
이세돌 9단은 2일 중국 상하이 메리어츠호텔에서 열린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대회 32강전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는 나 자신에게도 한국 바둑에게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기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의를 드러냈다. 최근 한국바둑이 엘지(LG)배, 몽백합배 같은 굵직한 세계기전에서 잇달아 중국에 참패를 당한 상황에서 지난 삼성화재배 우승자로서 밝힌 각오다.
이 9단은 “내가 32강전, 16강전에서 탈락한다면 나부터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게 힘들어질 것 같고, 한국 바둑으로서도 지난 대회들처럼 참담한 성적이 나온다면 다시 중국과 백중세를 이루는 건 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9단은 6월 춘란배 결승에서 중국의 천야오예 9단에게 패하는 등 최근 기세가 좋지 않다.
이날 노타이 정장에 머리를 단정하게 다듬고 나온 이세돌 9단은 ‘머리가 길었을 때보다 짧았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는 질문에 “원래 머리를 길렀을 때 성적이 더 좋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머리를 계속 길게 했음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서 바꿔봤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구리 9단은 중국 바둑 발전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한국의 국가대표 상비군에 해당하는 국가팀이 중국 바둑 성장의 첫번째 요인”이라고 답했다. 또 “10년 전 한국 바둑이 절대적으로 강하던 시절에도 중국의 기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를 해온 것이 중국이 한국을 쫓아갈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중국이 한국 바둑을 앞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1~2년 동안은 누가 강하다, 약하다 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과 중국 간의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삼성화재배는 이날 저녁 개막식을 갖고 32강 대진표를 추첨한 뒤 3~5일 사흘간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16강 진출자를 가리게 된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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