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진(26) 9단
삼성화재배 내달 구리와 격돌
더이상 ‘국내용’ 꼬리표는 없다.
‘핵펀치’ 원성진(26·사진) 9단이 데뷔 13년 만에 처음 세계 바둑 결승에 진출했다. 원성진은 3일 끝난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4강전 3번기 3국에서 중국 천야오예를 백으로 7집 반승으로 꺾고 2승1패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결승전은 다음달 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원성진과 구리 9단의 3번기로 펼쳐진다. ‘대륙의 강자’ 구리는 16살 ‘천재 소년’ 나현 초단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원성진은 박영훈·최철한 9단과 함께 ‘송아지(소띠) 3총사’로 불렸지만, 혼자만 세계 대회 우승을 못했다. 그동안 천원전 지에스(GS)칼텍스배 등 국내 기전에서 몇 차례 우승했다. 세계 무대 최고 성적은 2002년과 2003년 엘지(LG)배 4강 진출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랭킹 5위권 안에 들어도 국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원성진은 “첫 결승 진출이라 더 기쁘다. 여기까지 온 것도 잘했지만 결승에서 진다면 금세 잊혀지기 때문에 구리의 약한 곳을 찔러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16회째를 맞는 삼성화재배에서 한·중 결승전은 이번이 9번째다. 이전 8차례의 대결에선 한국이 5승3패로 우세를 보였다. 원성진과 구리는 지금까지 공식전에서 5차례 만났다. 데뷔 초 구리에게 3연패로 몰리다가 2008년 한·중 천원전에서 2연승해 맞전적은 2승3패다. 우승상금 2억원.
김연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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