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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세돌이는 자신이 전성기라 인정 안해”

등록 2010-12-29 09:56

이세돌
이세돌
누나 이세나씨가 본 ‘승부사 이세돌’
휴직전까지 승패 집착 심했지만
이젠 ‘최선의 기보’에 더 큰 욕심
아직 이창호 사범을 최고로 평가
천재기사 이세돌(27) 9단은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바둑대상 수상, 비씨(BC)카드배 등 3관왕, 24연승 행진, 다승·승률 등 기록 부문 석권 등 그야말로 무풍질주다. 그러나 누나 이세나(34·작은 사진)씨는 달리 생각한다. 누나는 “동생은 지금이 최상이라거나 절정이라는 주변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족하기 때문에 더 채워야 하고, 흔들리기 때문에 더 강해져야 한다”는 게 이세돌의 생각이라는 얘기다.

아마 6단의 실력이고, 8월 <이세돌 명국선>을 펴낸 누나는 동생의 바둑을 “최선의 바둑”이라고 표현했다. “기풍에 따라 중반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우세를 굳히는 쪽으로 닦아나가는 기사가 있다. 그러나 세돌은 아무리 유리해도, 어떤 장면에서도 최선의 수를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바둑광인 이종구 국회의원은 “조마조마하다”고 했고, 때로는 유리한 국면에서 역전패가 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이세돌은 올 시즌 50번의 불계승에서 보여지듯 상대를 압도한다. 누나는 “그냥 이기는 쪽으로 둔다면 도움이 안 된다. 치열해야만 정상에 오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류는 안 된다. 역대 국수 계보를 보면, 조남철 9단의 실리형 바둑은 김인 9단의 두터운 바둑으로 무너졌고, 김인의 두터운 방패는 조훈현 9단의 날카로운 창에 뚫렸다. 그러나 천하의 조훈현도 이창호의 뚝심에 꺾였고, 이제 이세돌은 변화무쌍함을 무기로 ‘돌부처’를 위협하고 있다. 누나는 “설령 실수가 나오더라도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다. 그 승부사 기질은 타고난 것 같다”고 했다.

바둑을 대하는 태도나 시각도 달라졌다. 누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승부 자체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았고, 승부의 관점에서 바둑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제는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최고의 기보를 만들려는 열망이 강하다”고 했다. 내용을 중시하고, 초연한 자세로 나가면서 성적도 좋아졌다. 한발 더 나아가, 내면에 대한 고민은 더 커졌다고 한다. 누나는 “실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심리적 요인이다. 동생은 모든 대국에서 완벽한 심리 조절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인들의 평균적인 시선으로는 아직도 이세돌은 ‘홀로’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누나는 “동생이 아직까지 표현이 미숙하다. 바둑 자체를 위한 마음은 무척 강한데 그것을 표현하지 못할 뿐”이라고 했다. 누나는 “대국이 없을 때는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한다. 색다른 공부를 하지는 않지만 24시간 바둑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불현듯 좋은 바둑 아이디어를 얻는 것 같다”고 했다.

이세돌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누나는 “이창호 사범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중국 바둑의 강세를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도 강하다”고 했다. 하지만 바둑팬들은 이세돌의 가공할 파괴력을 잘 안다. 적당적당 타협하지 않는 강골의 기풍이기에 2011년 이세돌 바둑이 더욱 기다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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