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윤영, 박지연, 이슬아.
‘여류기성’ 김윤영…‘남성 킬러’ 박지연·이슬아
루이-박지은-조혜연 ‘트로이카 천하’에 균열
* 상비군 : 국가대표
루이-박지은-조혜연 ‘트로이카 천하’에 균열
* 상비군 : 국가대표
여자바둑의 판도가 ‘아시아경기대회’ 변수로 흔들리고 있다. 오랜 기간 굳어져온 루이나이웨이 9단-박지은 9단-조혜연 8단의 트로이카 체제가 위험하다. 균열의 진앙지는 이슬아 초단-김윤영 2단-박지연 2단의 신예 3인방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아시아경기대회에 대비해 구성한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창호, 박영훈 등 초특급 남자 기사들로부터 훈련 지도를 받고, 공동연구를 하면서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성장했다. 새로운 강자의 부상과 중간 허리층의 보강으로 여자바둑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김윤영, 루이 천하를 무너뜨리다 국가대표 김윤영 2단은 8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4기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했다. 결승전 상대는 박지연 2단이었지만, 8강전에서 만난 루이와의 대결이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명인, 국수, 기성 등 국내 3대 여성기전 타이틀을 독식해오던 루이도 기성전 4연패에 실패하면서 위상의 한축이 무너졌다. 1999년 루이 등장 이후 결승전에 루이와 조혜연, 박지은이 빠진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급성장한 신예들의 충격파는 크다. 아시아대회 여자단체전과 페어전(최철한 짝)에 출전하는 김윤영의 성적은 19일 현재 26승14패로 매우 높다. 이슬아 초단도 4기 지지옥션배에서 서봉수 9단을 격침시키는 등 3연승 행진으로 매운맛을 보여줬다. 이슬아도 아시아경기대회 단체, 페어(박정환 짝)에서 금메달 2개를 정조준한다.
■ 박지연은 남자기사 킬러 대표팀 최종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상비군 훈련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것은 박지연 2단이다. 박지연은 최근 중국 랭킹 7위 퉈자시 3단을 물리치고 전통의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하면서 여자바둑의 실력을 재평가하도록 만들었다. 4기 지지옥션배 4연승, 12회 농심신라면배 국내 예선 최종전 진출 등 남자 기사 킬러로서의 명성도 쌓았다. 여자가 남자보다는 열세라고 생각했던 바둑팬들은 박지연의 힘이 넘치는 반면 운영에 압도됐다. 박지연은 19일 현재 28승19패를 기록중이며, 남자 기사들과의 전적에서도 12승14패로 대등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도 여자 기사가 남자 기사를 이기는 경우는 있었지만, 횟수와 내용에서 신진 여성파워는 훨씬 강력하다.
■ 상비군 효과 2009년 한국기원의 통계적 랭킹 시스템을 고안한 배태일 스탠퍼드대 교수(물리학)는 최근 3년 동안의 점수 변동을 통해 상비군 효과를 입증했다. 그는 “루이나 박지은, 조혜연의 점수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 박지연과 이슬아, 김윤영의 점수가 급속히 늘었다”며 “여성 상비군제도 도입이 젊은 기사들에게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바둑 국가대표팀의 윤성현 코치(9단)는 “상비군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여성 기사들이 대표가 되기 위해 목표의식을 갖고 경쟁하고 분발하면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라며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더라도 상비군 때처럼 공부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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