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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조훈현, ‘백발’ 무색…‘전신’ 본색

등록 2010-07-13 21:40

조훈현(58) 9단
조훈현(58) 9단
더 치열해진 전투바둑
나이를 거꾸로 먹는듯
‘환갑 타이틀’ 기대할만
환갑 코앞 조훈현, 바둑리그 연승 행진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원한 청량제라고나 할까.

백발을 휘날리는 조훈현(58·사진) 9단이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 쟁쟁한 후배들의 기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무대에서도 노련한 맹수의 포효는 여전하다. 나이가 들면 바둑이 약해진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다. 김만수 7단은 “최근에 보면 예전보다 더 강력한 전투를 펴간다. 싸움을 걸어가는 기세가 무섭다”고 혀를 내둘렀다. 타고난 자기관리의 대가 앞에서 후진들은 경외감을 느낄 뿐이다.

■ 바둑리그 “나 건재해” 5월 시작된 9개 프로팀의 리그전인 2010 케이비(KB) 한국바둑리그. 올해 창단된 충북 건국우유(감독 김영환 9단)에 소속된 조 9단은 올 시즌 3승1패로 돌풍을 몰아치고 있다. 조 9단은 시즌 첫 대결에서 안성준 2단(화이트진로)에게 졌지만, 이후 백홍석 7단(포스코컴텍), 이원도 3단(킥스), 박시열 2단(신안천일염)에게 내리 승점을 따냈다. 5명이 나서 3승을 거두면 이기는데, ‘전신’(戰神) 조 9단의 활약에 자극받은 팀원들의 가세로 충북 건국우유는 시즌 3승1패로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들쭉날쭉한 출전으로 바둑리그 전적 6전 전패를 당한 조 9단의 대변신이다. 충북 건국우유의 김영환 감독은 “조 국수가 치열하게 바둑을 두며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 좀더 다양한 카드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 바둑밖에 모르는 생활 조훈현 9단은 인생에 딱 3번 대취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일본기전 대삼관(기성·명인·혼인보)을 이룬 조치훈 9단과의 1991년 이벤트 대결에서 대국료가 10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에 느낀 비애감으로 소주 2잔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내조의 여왕’인 부인 정미화씨는 “알코올이 피부에 닿아도 취할 정도여서 술은 입에 대지 않는다. 담배는 골초였다가 끊어 일절 하지 않으며, 산책과 골프연습장 스윙 등으로 평소 몸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전면허증과 휴대전화도 없는 조 9단은 각종 대국이나 바둑 행사 등에 전속 운전사인 아내의 도움을 청한다. 아직도 새벽 1시까지는 바둑 연구를 한다. 육류는 피하지만 생선은 즐기는 조 9단은 “여름 콩국수를 가장 좋아한다”고 건강식의 비결을 말했다.

■ 환갑 타이틀 가능할까 이세신 <바둑TV> 편성팀장은 “이기면 기분 좋고 져도 초일류 젊은 기사들한테 패하는 거니까 부담 없고 해서 지난해보다는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게 조 국수 상승세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는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아이디 ‘착실남’은 사이버오로 댓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줘 존경스럽다. 그 투혼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국내외 기전에서 타이틀을 한번 따냈으면 하는 바람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후지사와 슈코 9단이 1991·92년 만 66·67살로 왕좌전을 2연패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고 조남철 9단이 1973년 최강자전에서 최고령(50살)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기네스북의 바둑 최다 타이틀 보유자인 조 9단의 우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 김만수 7단은 “자기관리만 잘하면 꾸준하게 둘 수 있는 게 바둑”이라며 “젊은층이 워낙 두터운 현대 바둑이지만 조훈현 9단이기에 타이틀 쟁취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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