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세돌(27), 구리(27).
이세돌(27·왼쪽) 9단과 구리(27·오른쪽) 9단의 10번기 맞대결이 이뤄진다. 한국기원은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기사의 ‘세계바둑 최강전 10번기’ 개최를 중국기원 쪽과 협의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한·중의 자존심이 걸린 만큼 총상금 규모는 350만위안(5억85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원은 중국기원과 대국장, 제한시간, 상금 분배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정해 7월 중으로 대국에 들어갈 계획이다. 10번기는 일본 에도시대에 시작된 바둑계의 ‘끝장대결’이다. 10번의 바둑을 두면서 4판의 차이가 나면 치수(기력의 정도에 따라 누가 먼저 둘 것인가를 정하는 기준)가 고쳐진다. 상대보다 하수로 판명돼 치수를 고치게 되면 은퇴까지 하는 경우가 나온다. ‘불멸의 기성(棋聖)’으로 추앙받는 위칭위안(오청원) 9단은 1930~1940년대 17년 동안 일본의 쟁쟁한 고수들인 기타니 미노루, 후지사와 구라노스케, 사카타 에이오 등과 대결해 모조리 치수를 고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10번기는 과거의 치수 고치기 방식이 아니다. 호선(보통 프로들이 돌을 가려서 두는 방식·맞바둑)으로 10판을 두어 승수에 따라 상금을 분배한다. 이세돌과 구리 대결은 지난해 초 둘이 국제기전에서 세계 바둑계를 양분하자 중국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10번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됐고, 중국기원이 개최 뜻을 나타내면서 구체화됐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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