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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오목도 못 두지만, 바둑알은 제 혼입니다”

등록 2009-11-02 17:40수정 2009-11-02 21:00

이춘오(76) 조일기석 대표
이춘오(76) 조일기석 대표
26년간 ‘돌 바둑알’ 만든 이춘오씨




“바둑알 하나하나가 모두 제 혼이고 분신입니다.”

이춘오(76·사진) 조일기석 대표는 26년 동안 한 길을 판 집념의 장인이다. 고 조남철 선생이 “아직까지 돌 바둑알은 없다”고 한 말을 듣고 시작한 사업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 보통 바둑돌 한 벌을 만드는 데 강도 7.5의 규석 1t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허가를 얻어 경북 울진에서 처음 광산 개발을 했다”고 했다. 덤프트럭 운수사업을 팔아넘겼고, 집문서까지 잡힌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망치로 두들겨도 깨지지 않을 만큼 단단한 원석을 가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강도 10의 다이아몬드 공구가 해법. 그는 “1년에 몇 차례나 다이아몬드 공구를 주문하자, 제조회사도 뭘 만드느냐며 찾아오기도 했다”고 했다.

흰색 착색법 개발에만 5년
한 달에 많아야 두 벌 생산
고가품은 2000만원에 팔려

가장 큰 난관은 색을 입히는 작업. 이춘오 대표는 “돌의 속까지 침투하는 흰색 착색법을 발견하는 데만 5년이 걸렸다”고 했다. 자연석 돌 가운데는 검은색을 찾을 수 있지만 완전한 흰색은 이 대표가 처음 만든 셈이다. 이를 위해 일반특허, 발명특허 등 20여건의 특허를 냈다. 자금이 궁할 때는 특허를 팔아서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새로운 돌 바둑돌은 기존의 유리(초자) 바둑알과 달리 질감이 부드러워 눈을 감고도 구별할 수 있다. 조훈현 9단은 “이것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호평했고, 프로기사들은 “값으로 치기 어렵다”며 정성에 감탄한다. 한 달에 두 벌 정도만 생산이 가능해 소장 가치가 높다.

이춘오 대표는 바둑의 문외한이다. “난 오목도 두지 못하지만 남이 못하는 것은 꼭 도전하고 싶었고 미쳤다”고 했다. 부인과 두 아들, 딸은 처음엔 반대했지만 지금은 아버지의 뜻을 이해한다고 한다. 최근 한국기원에 돌 바둑알을 기증한 이 대표는 “5000~6000년 바둑역사에서 돌 바둑알을 만든 유일한 인물로 기록된다면 욕심이 없다”고 했다. 대국용 36호는 1500만원, 좀더 두꺼운 40호는 2000만원이다. 문의 (02)477-6372.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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