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오른쪽)와 변상일 9단.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와 변상일 9단이 엘지배 정상에서 다툰다.
한국 바둑 랭킹 1위 신진서(23)는 13일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신안갯벌박물관에서 펼쳐진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전에서 중국의 커제(26) 9단에게 251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뒀다.
변상일(26)도 이날 4강전에서 중국의 미위팅(27) 9단에게 17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상금 3억원을 놓고 벌이는 둘의 결승전은 내년 1월말 열린다. 신진서는 세번째 엘지배 트로피를 노리며, 변상일은 이 대회에서 처음 결승에 올랐다. 둘의 맞전적은 신진서가 32승7패로 앞선다. 국내외 각종 대회 결승 맞대결에서는 신진서가 5승1패로 우위다.
국내 선수가 결승전에 오르면서 우승컵은 한국 차지가 됐다. 지난달 열린 삼성화재배에서는 중국 ‘강풍’이 불면서 딩하오-셰얼하오 9단이 결승전에서 맞섰고, 딩하오가 우승한 바 있다.
신진서 9단이 13일 엘지배 4강전에서 커제 9단을 꺾은 뒤 복기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는 이날 커제를 꺾으면서 최근 맞전적 6연승을 달렸다. 통산 전적은 11승11패. 신진서는 대국 뒤 “결승에 올라 다행이다. 오늘 바둑은 어려워질 이유가 없었는데 제가 가진 단점들이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세계대회 결승은 항상 5대 5 승부라고 생각한다. 변상일 선수가 춘란배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서는 이날 커제와 대결에서 한때 현격히 앞서가다가 미세한 국면을 맞이하는 등 고비를 넘어야 했다.
변상일은 미위팅에 승리한 뒤 “초반에 잘 뒀으면 많이 앞서갈 수 있었는데 실수를 해서 만만치 않아졌다.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엘지배 결승에 처음 오르게 됐는데,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엘지배에서 한국 선수들이 결승에서 만난 것은 2020년 24회 대회에서 신진서-박정환 9단의 대결 이후 4년 만이다.
엘지배 결승 3번기는 내년 1월29일~2월1일 열린다.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