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왼쪽)이 21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1국에서 중국의 셰커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23) 9단이 역전극을 연출하며 응씨배 1국에서 승리했다.
신진서는 21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1국에서 중국의 셰커 9단을 상대로 253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신진서는 23일 2국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차지한다. 1승1패가 되면 24일 최종국이 열린다.
흑을 잡은 신진서는 중반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다 오른쪽 흑 대마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상변과 중앙에 백집을 크게 허용하면서 열세에 몰렸다.
하지만 셰커가 낙관하며 안일한 수를 두 세차례 두자 중앙 경계부터 하변까지 보강하며 단숨에 형세를 뒤집었다.
셰커는 좌하귀 백 대마가 패싸움에 몰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흑 집을 삭감하려 했지만 이미 주도권을 빼앗긴 뒤였다.
흑을 쥔 신진서 9단은 우변 대마의 출구가 막히고 상변과 중앙에서 백에게 집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좌하귀의 백을 제압하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바둑TV 화면 갈무리
좌상귀 백을 살려주는 대신 좌하귀 백을 잡은 신진서의 우세가 확고해지자 셰커는 돌을 거뒀다. 통산 맞전적은 1승 1패.
4년마다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는 우승상금이 40만달러(약 5억3천만원)로 바둑 대회 중 가장 많다.
한국은 1∼4회 대회에서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9단이 4연패를 이룩했고 6회 대회에서는 최철한 9단이 우승했다. 나머지 대회에서는 중국의 창하오, 판팅위, 탕웨이싱 9단이 정상에 올랐다.
신진서는 응씨배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신진서는 대국 뒤 “오늘 바둑은 중반에 행마가 꼬이면서 나빠졌다고 생각했고, 이후 상대가 느슨하게 두면서 기회가 왔던 것 같다. 좌하귀 패를 이겼을 때는 확실히 이겼다고 생각했다. 내일 하루 쉬고 2국이 진행되는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마음가짐을 잘 다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