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감독과 신진서 9단 등 킥스의 선수단이 25일 밤 정관장천녹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가까스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킥스(Kixx)가 바둑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킥스는 25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3전2승제) 2차전에서 신진서, 김승재, 박진솔을 앞세워 변상일 등을 내세운 정관장천녹을 3-1로 꺾었다. 우승상금 2억5천만원.
챔피언전 2연승을 거둔 킥스는 2006년 이후 두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올 시즌 영입한 신진서 9단이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포스트시즌 20연승 신기록을 세운 신진서는 이날 킥스의 3장으로 나와 변상일 9단을 완파하면서 승리의 밑돌을 놓았다. 초중반 집싸움으로 흐르던 바둑은 흑을 쥔 변상일의 백 진영 침투로 사활싸움으로 바뀌었고, 신진서가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압승을 거뒀다. 킥스는 이어 2장 김승재 9단, 4장 박진솔 9단의 증전보로 승리를 매듭지었다. 신진서는 1차전에서도 3-0 승리를 이끄는 선봉 구실을 했다.
킥스는 양대리그(수담-난가)로 치러진 시즌 정규경기에서 난가 3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다. 난가리그 3위를 확정한 것도 운이 따랐는데, 이어 준플레이오프 셀트리온전, 플레이오프 한국물가정보전에서 괴력을 선보이며 챔피언결정전에 합류했다.
팀 우승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신진서 9단(왼쪽)이 25일 변상일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런 상승세를 몰아 수담리그 부동의 1위 정관장천녹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도 순항하면서 결승점에 도달했다. 이 과정에서 김창훈 6단이 맹활약했고, 진용을 짠 김영환 감독의 용병술도 적중했다.
김영환 킥스 감독은 경기 뒤 “챔피언결정전 갈 때까지만 해도 떨리지 않았는데 우승이 결정되니 너무 기쁘다.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잘 해줘 우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창훈 선수는 실력이 있어서 믿었고, 김승재 선수도 잘 해줬다. 특히 박진솔 선수가 결승 홈런을 쳤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주장 신진서 선수를 너무 혹사해서 미안했는데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3위로 올라가 우승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신진서는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운도 많이 따랐다. 내년 시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은 내달 24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