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진서의 압도적 힘이 소속팀 킥스를 챔피언결정전에 올렸다.

킥스의 신진서는 1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내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난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한국물가정보의 강동윤에 불계승을 거두면서, 팀의 3-0 승리의 밑돌을 놓았다. 신진서의 승리 뒤 김승재 9단과 김창훈 6단이 각각 한국물가정보의 강승민 9단과 진시영 9단을 제압해 완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 1차전(1-3) 패배 뒤 2차전(3-0)과 3차전에서 뒤집기에 성공한 킥스는 24일부터 바둑리그(수담)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정관장천녹과 챔피언결정전(3전2승제)을 벌인다.

바둑리그는 올 시즌 수담리그 6개, 난가리그 6개팀씩으로 리그전(팀당 2회전)과 인터리그전(팀당 1회전)을 통해 정규 순위를 가렸다. 이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수담리그의 정관장천녹과 난가리그의 킥스가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킥스는 난가리그 3위로 가까스로 막차를 타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랐고, 셀트리온과 한국물가정보를 연달아 물리치며 챔피언전에 진출했다.

이 과정의 선봉은 1승을 맡아놓은 신진서였다. 신진서는 정규리그 1위 한국물가정보와의 1~3차전에서 모두 이기는 등 6연승하며, 포스트시즌 18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어떤 팀이든 신진서를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이런 까닭에 선수 오더에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번 난가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신진서는 1차전에 조한승 9단, 2차전에 한승주 9단, 3차전에 강동윤 9단을 만나 모두 이겼다. 1차전은 어렵게 이겼으나 2~3차전에서는 변칙적인 상대의 공격을 잘 받아넘기며 쾌승을 거뒀다.

신진서의 위압감이 더 위력을 발휘한 것은 김영환 감독의 용병술이라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한국물가정보와 2차전에서 신진서를 3장으로 빼는 변화를 주었고, 3차전에서도 2장으로 내보냈다. 이런 변화에 한국물가정보는 2차전에 주장 강동윤 카드를 활용하지도 못했고, 3차전에서는 한승주가 나올 기회도 없었다.

정규 시즌에 부진했던 김승재가 2연승으로 살아났고, 김창훈 역시 정교한 착점으로 허리 층이 약하다는 주변의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김영환 킥스 감독은 “정규리그에서는 정관장천녹에 패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들 모두가 좋은 컨디션으로 대국하고 있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포스트시즌은 특히 담력과 기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선수들이 자신감이 붙어있고 기세를 타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재미있는 대국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킥스는 정관장천녹과 정규시즌 인터리그 경기에서 한 차례 맞붙어 1-3으로 졌다. 킥스는 창단 첫해였던 2006시즌에 이어 두번째 우승을 노리고, 정관장천녹 역시 2017시즌 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각오다.

일본, 대만팀까지 들어와 사상 최다인 12개 팀이 양대 리그로 자웅을 겨루는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