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이창호, 신서, 최정 9단 등 바둑계 인사 4천명이 명지대 바둑학과 존치를 위한 청원 운동에 나섰다.
한국기원은 15일 명지대 바둑학과의 존치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개하는 서명 운동에 조훈현 등 4천명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대한바둑협회, 여성바둑연맹, 대학바둑연맹 등과 함께 명지대 바둑학과 존치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까지 프로기사 전체 408명 중 335명(82%)이 이름을 올렸다.
조훈현 9단은 “세계 유일의 명지대 바둑학과는 바둑계의 큰 재산으로 존재가치가 크다. 폐지 논란은 상당이 유감이며 유지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창호 9단도 “폐과 예정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바둑학과가 계속 역사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강자인 한국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바둑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해온 명지대 바둑학과가 폐과 위기라는 것에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고, 여자 1위 최정 9단도 “명지대와 바둑계의 자랑인 바둑학과가 없어진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서명 운동은 한국기원 누리집(www.baduk.or.kr)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명지대 바둑학과는 1997년 개설됐다. 당시 유영구 이사장은 한국기원 이사를 지낸 바둑 애호가였고, 정수현 9단이 초대 교수가 됐다.현 기사회장인 한종진 9단을 비롯해 양건 9단, 홍민표 국가대표 코치, 김영삼 전 한국기원 사무총장, 이상훈 포스코케미칼 감독, 백대현 셀트리온 감독, 윤영선 전 여자국수, 삼성화재배 준우승자 안국현 등 67명의 프로기사가 바둑학과를 거쳐 갔거나 재학 중이다.
국제적으로도 바둑학과를 거쳐 간 유학생은 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 남미 등 25개국 출신 100여명에 이른다.
명지대는 최근 바둑 인구가 줄어들고 젊은 층의 참여 비중이 10% 미만이라는 이유로 바둑학과 폐지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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