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8일 삼성화재배 바둑대회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22) 9단이 2전3기 끝에 삼성화재배 정상에 올랐다.
신진서는 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스 바둑대회 결승 3번기 2국에서 최정 9단을 184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제치고,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3억원.
신진서는 지난해 박정환 9단, 지지난해 중국의 커제 9단에 눌려 대회 준우승에 그쳤던 아픔을 털어내며, 2전3기 끝에 처음으로 삼성화재배 트로피를 차지했다.
신진서는 이날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을 펼쳤고, 상변에서의 상대 완착(흑 63수)을 추궁해 주도권을 챙겼다. 이후 판단착오(백 98수)를 범했지만 곧바로 냉정함을 되찾으며 완승국을 만들었다. 신진서는 춘란배, 엘지(LG)배를 포함해 메이저 세계대회 3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신진서는 대국 뒤 “이기면 우승이라는 생각을 다 지우지 못하면서 긴장했고, 초반에 돌이 죽어 안 좋다고 생각했다. 힘든 바둑이었지만 이겨서 기쁘다”고 밝혔다. 또 “(2년 전) 삼성화재배 첫 결승에 올랐을 때 간절히 우승을 원했지만 안 좋은 일과 실수로 바둑이 힘들었었다. 하지만 오늘 우승해 그 마음은 잊었다. 앞으로도 모든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신진서 9단과 최정 9단이 8일 삼성화재배 바둑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최정은 여자 기사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올라 남녀 성 대결을 펼쳤다. 백홍석 해설위원은 “최정이 8강과 4강에서 양딩신, 변상일 9단을 상대로 잘 싸웠고 내용도 좋았다. 오늘 결승 2국에서도 최정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와 좋은 승부를 펼쳤다”고 평했다. 하지만 맞전적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는 신진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준우승 상금 1억원.
최정은 대국 뒤 “준우승한 게 아쉽지만 결승에 올라 최강의 신진서와 대국할 수 있어 행복했고 영광이었다. 나 자신의 한계를 깰 수 있는 무대가 된 것 같아 기쁘다. 더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8강전에서 양딩신을 이긴 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때의 자신감에 4강에서도 이기고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전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