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9단이 3일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화재배 8강전 중국 양딩신 9단과의 대국에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최정 9단(26)이 여성 기사로서 30년 만에 메이저 세계바둑 4강에 진출했다.
최정은 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8강 경기에서 양딩신 9단을 201수 만에 흑 불계로 제압했다.
최정은 1992년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응씨배 4강에 진출한 이래 30년 만에 메이저 세계대회 4강에 오른 여자 기사가 됐다.
중국 유일의 8강 진출자인 양딩신도 최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정은 이날 대국에서 초중반 중앙 부근에서 벌어진 패싸움에서 이득을 챙긴 이래 줄곧 우위를 유지하면서 양딩신의 항복을 받아냈다.
최정은 대국 뒤 “4강 진출은 예상 못했지만 이렇게 간절하게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굉장히 오랜만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결승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의 4강전 상대는 이날 이형진 6단을 꺾고 합류한 변상일 9단이다. 둘은 4일 대국한다.
최정은 “변상일 9단에게는 이겨본 기억이 없는데 나보다 변상일 9단의 부담이 더 클 것이다. 오늘처럼 죽어라 들이받아 보겠다”며 웃었다. 최정은 변상일과의 맞전적 5패를 기록 중이다.
또 다른 4강 대진 추첨 결과 신진서 9단과 김명훈 9단이 5일 만나게 됐다. 둘의 맞전적에서는 신진서가 5승3패로 미세하게 앞서있다.
한편 이번 대회 4강 대진은 모두 한국 선수들의 이름으로 채워져 한국의 삼성화재배 2연패가 확정됐다. 지난해에는 박정환 9단이 정상에 올랐다.
삼성화재배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씩이 주어진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