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신진서 9단이 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결산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지는 법을 잊은 ‘신공지능’ 신진서(22) 9단이 바둑리그 최고의 별에 뽑혔다.
셀트리온의 주장 신진서는 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1∼2022 케이비(KB)국민은행 바둑리그 결산 시상식에서 다승상과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신진서는 정규리그에서 16전 전승을 거뒀고 포스트시즌에서도 11연승을 작성하며 도합 27전 전승 대기록을 세웠다. 전기리그 성적을 합하면 29연승. 2년 만에 다승상의 주인공이 됐다.
압도적인 기력을 보여준 신진서는 2017년 이후 통산 두번째 최우수선수도 석권했다. 바둑리그 최우수선수는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통합 10판 이상 대국에서 승률 60%을 넘긴 선수 중 후보를 뽑고 기자단과 온라인 팬 투표를 절반씩 반영해 선정한다. 승률 100%의 신진서는 55.79%의 지지를 받았다. 리그 준우승팀에서 최우수선수가 나온 것은 바둑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전·후기 통합 6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로 진출했다. 이후 플레이-인 토너먼트,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차례로 정규 2∼5위를 꺾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박정환 9단이 이끄는 정규 1위 수려한합천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패했다. 매번 100수 안에 판세를 휘어잡는 강력한 바둑을 선보였던 신진서의 분투는 6위 팀을 준우승까지 올려놓았다.
트로피와 꽃다발을 안은 신진서는 “준우승팀이 최우수선수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사실 이번에는 기대를 좀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부모님이 지금까지 자랑스러워하시기보다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앞으로는 제 바둑 보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서는 “더 좋은 모습까진 모르겠지만, 올해처럼만 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신진서는 현재 한국바둑의 지배자다. 이번 연승으로 원성진 9단의 바둑리그 최다 연승 기록(24승)은 이미 깼고 이창호 9단의 1999∼2005년 농심배 단일기전 최다 연승 기록(30승)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 기사 랭킹에서는 30개월 연속 1위를 수성하는 중이다. 외국 기사를 상대로도 30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신진서는 이미 8강에 올라 있는 엘지(LG)배를 비롯해 응씨배, 춘란배 등 세계 대회 출전이 남아 있다.
고근태 수려한합천 감독(왼쪽에서 네번째)과 선수들이 8일 한국기원에서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우승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고근태 감독이 이끄는 수려한합천(박정환·박영훈·나현·김진휘·박종훈)은 이날 창단 3년 만에 첫 우승컵과 함께 2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백대현 감독의 셀트리온은 준우승 상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 신인상 수상자는 조건을 충족한 선수가 없어 나오지 않았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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