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9일 엘지배 정상에 오른 뒤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22) 9단이 엘지(LG)배 정상에 올랐다.
신진서는 9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6회 엘지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중국의 양딩신(24) 9단을 상대로 2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는 결승 2승으로 2년 만에 트로피를 다시 챙겼다. 우승상금 3억원.
이날 대국은 6시간30분 이상 걸린 격전이었다.
신진서는 초반 포석에서 조금씩 앞서가며 점수를 쌓았고 중반까지 확실한 우위를 잡았다. 인공지능 승률예측이 90%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직선적인 공격을 펴면서 혼전에 빠졌고, 무리한 공격은 불리한 형세로 연결됐다. 어려울수록 정확한 수읽기를 해내는 신진서는 좌상귀의 백을 상대로 강력한 패싸움 승부수를 던졌고, 쌍방 대마의 생사가 걸린 싸움에서 결국 재역전에 성공했다.
신진서는 앞서 1국에서는 인공지능 승률 예측 1%의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양딩신과의 맞대결에서도 최근 5연승을 포함해 7승5패의 우위를 누렸다. 중국 기사들을 상대로만 파죽의 21연승을 달려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신진서의 활약으로 한국은 엘지배 3연패, 통산 12차례로 최다 우승국이 됐다. 중국은 11회 정상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대국 뒤 “엘지배는 욕심이 많이 나는 대회로 우승해 기쁘다”며 “양딩신이 기량면에서는 세지만 흑 포석에 자신이 있어 편하게 두었다. 운도 따르고 내용에서는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또 “힘든 싸움이었지만 팬들의 응원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