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9단이 4일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오청원배 결승 3국 대국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한국 여자바둑의 간판 최정(25) 9단이 오청원배 정상에 올랐다. 중국 여자 최강자 위즈잉(24) 7단을 꺾어 기쁨이 두배였다.
최정은 4일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푸저우 오청원바둑회관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4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위즈잉을 244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했다. 1국 패배 뒤 2~3국 승리로 역전극을 일군 최정은 우승상금 50만위안(9300만원)을 챙겼다.
최정은 2회 대회 우승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고, 위즈잉은 지난 3회 대회에 이어 연속 준우승의 아픔을 삼켰다.
최정과 위즈잉은 한·중을 대표하는 간판 기사다. 둘 다 자국의 여자랭킹 1위이며 국제무대에서도 수없이 격돌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다. 이날 승리한 최정은 맞전적을 19승19패 동률로 맞췄다.
위즈잉 7단이 중국 푸저우 기원에서 오청원배 결승 3국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날 경기는 백을 잡은 최정이 초반 좋은 흐름을 탔으나, 중반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위즈잉이 실수가 나오자 전세를 뒤집었다. 송태곤 해설위원은 “중반 5대5의 상황이었으나 최정 9단이 상대의 실수를 추궁하면서 완벽하게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최정은 대국 뒤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우승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최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기도 하고 흔들렸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어 마음을 다잡고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대국에서 최정은 막판 확고한 우세를 잡았지만 침착하게 착수했고, 초읽기 상황에서도 화장실에 가기 위한 타임아웃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가끔 간식을 먹기도 한 최정 9단은 “기원에서 마련해준 과일로 당을 보충했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청원배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3회(김채영 1회, 최정 2회) 우승했고, 중국은 1회(저우홍위) 정상에 올랐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한국기원 정동환 경영사업총괄 본부장(왼쪽)이 4일 최정 9단에게 50만위안(9300만원)을 시상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