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유진 8단과 최정 9단. 한국기원 제공
오유진(23) 8단이 절대강자 최정(25) 9단을 꺾고 여자국수에 올랐다.
국내 여자랭킹 2위 오유진은 25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24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 3국에서 211수 만에 흑 불계로 최 9단에 승리를 거두며, 합계 2승1패로 정상에 올랐다. 5년 만에 타이틀을 챙긴 그는 이날 승리로 9단 승단을 확정했다. 국내 여자 9단은 박지은, 조혜연, 최정, 김혜민 등을 포함해 5명으로 늘었다.
오유진은 2016년 10월 이후부터 최정 9단에 15연패를 당하는 등 열세였으나, 이번 대회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역대 맞전적에서는 여전히 최정이 26승4패로 우위다. 국내 여자랭킹 1위 최정은 여자국수 5연패에 도전했으나 막혔다.
국내 최강 기사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번 대국에서 오유진은 완벽한 솜씨를 뽐냈다. 1국을 이기면서 발판을 다진 오유진은 2국에서 최정의 반격에 허를 찔렸으나, 최종 3국에서 두터운 판 운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기원 쪽은 “오유진이 초반에 우세를 잡았고, 중반 이후 패싸움에서 잘 처리하면서 승세를 굳혔다”고 설명했다. 바둑TV 해설자인 고근태 9단은 “둘의 바둑 내용이 놀라울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오유진은 대국 뒤 “바둑이 잘 짜였고, 나쁘다고 본 적이 없다. 압도적으로 강한 선수에게 이겨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앞으로 여자국수 2연패에 도전할 것이며, 내년 아시안게임에 나갈 대표팀에 선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유진은 5년 만에 여자국수를 차지하면서 통산 이 대회 2승을 차지했다. 역대 여자국수 최다 우승자는 과거 한국에서 활동했던 루이나이웨이 9단(8회)이며 그 뒤를 최정(4회) 등이 잇고 있다. 오유진은 궁륭산성배를 포함해 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의 우승상금은 2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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