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 설 수 없는 싸움. 신진서와 박정환의 결승 대국이 완성됐다.
한국 1위 신진서 9단이 2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준결승에서 중국의 양딩신 9단을 277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신진서는 11월 1~3일 열리는 결승전 3번기에서 한국 2위 박정환 9단과 대결한다.
신진서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서 마우스 착점 실수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우승컵을 넘겨준 아픈 기억이 있다. 이 때문에 삼성화재배 우승 집념이 매우 강하다.
메이저 세계대회 4승 전력의 박정환 또한 삼성화재배 첫 결승에 오른 만큼 트로피를 추가할 열정에 불탄다. 누구의 승리로 끝나든 한국 기사가 그동안 초강세를 보여온 중국을 밀어내고 우승컵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결승 기대감은 높다.
신진서는 이날 초중반 열세를 막판 탁월한 끝내기로 뒤집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백홍석 9단은 “초반에 어려운 형세였고, 중반 실수가 나왔지만 후반 미세해졌다. 끝내기에서 신진서가 압도했다”고 평했다.
신진서는 대국 뒤 “오늘 끝내기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웠다. 장고 바둑을 많이 한 게 득이 됐고, 대응을 잘 해서 이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대회를 망쳐 개인적으로 욕심이 많은 대회다. 준비 잘 해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세계대회 16연승을 달렸다. 양딩신과의 맞전적도 5승5패로 균형을 맞췄다.
신진서와 박정환의 이 대회 결승 ‘형제 대결’은 2007년 박영훈과 이세돌의 대결 이후 14년 만이다. 또 한국 선수가 삼성화재 우승컵을 확정한 것은 2014년 김지석의 우승 이후 7년 만이다.
신진서와 박정환의 통산 맞대결 전적은 신진서의 25승20패 우세다. 지난해 초 엘지배 세계대회 결승에서도 만난 신진서와 박정환의 대결에서는 신진서가 2-0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가 최근 2년 새 엄청난 기세로 박정환을 추월했지만, 박정환의 저력이 만만치 않아 팽팽한 결승 대국이 예상된다.
삼성화재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