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국가대항전인 농심배에서 일본의 쉬자위안 9단을 물리쳤다.
박정환은 14일 서울 한국기원과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4국에서 18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한국은 2승 1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중국은 1승 1패, 일본은 1승 2패를 기록했다.
한국 랭킹 2위인 박정환은 대회 후반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초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조기 출격했다. 14회 대회부터 통산 10번째 농심배에 나섰던 박정환이 1라운드 2번 주자로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승리로 박정환의 농심배 통산 전적은 14승6패가 됐다.
백을 잡은 박정환은 까다로운 쉬자위안을 상대로 막판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하지만 종반으로 접어들며 끝내기에서 조금씩 포인트를 따 인공지능(AI) 기준으로 2집반까지 앞섰다. 쉬자위안은 미세한 차이지만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깨끗하게 돌을 던졌다.
박정환은 대국 뒤 “초반부터 상대 돌들이 단단해서 공략하기 쉽지 않았지만, 중후반 상대의 실수로 운 좋게 승리했다. 초반에 나오면 부담감이 덜할 줄 알았는데 먼저 나가도 부담이 크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11월26일 시작하는 2라운드 첫판인 5국에서 중국의 판팅위 9단과 대결한다. 박정환은 “판팅위 9단과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은데 남은 기간 상대 기보를 연구해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국가대항전인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며, 3연승 한 기사는 1천만원의 상금을 받은 뒤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천만원을 더 받는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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