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인 국수의 아들 내외인 김산(오른쪽 둘째), 김지선(맨 오른쪽) 부부가 2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임채정(왼쪽 둘째) 총재에게 1억원을 기부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고 김인 국수(國手
)의 유족이 한국기원에 1억원을 기부했다.
김인 국수의 외아들 김산 씨와 며느리 김지선 씨는 2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회의실에서 후학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
아들 김산 씨는 “후학 양성을 위해 전달되는 기부금이 아버지 후배 기사분들의 발전과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국 바둑 발전을 위해 인생을 바친 아버지도 기뻐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는 “바둑계의 거목인 김인 국수님은 인격적, 인간적으로 바둑인들의 사랑은 물론 국민의 존경을 받은 한국 바둑계의 커다란 자리를 차지한 분”이었다며 “나라를 대표하는 국수로서 최고 기사의 삶을 일관되게 살아온 분의 유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적지 않은 금액을 전달해 주는 것을 보면 역시 김인 국수이고, 김인 국수의 아들과 딸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풍족한 삶을 사신 분도 아닌데 바둑인들과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이런 결정을 해 주신 것 같다. 기부는 유족이 했지만 의사결정 뒤에는 김인 국수의 혼이 살아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김인 국수를 기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원은 김인 국수와 유족의 뜻을 받들기 위해
기부금의 사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4월 작고한 고 김인 국수는 1960년대 국수전에서 첫 타이틀을 딴 뒤 6연패를 일궈 바둑계에선 ‘영원한 국수’로 불려왔다. 1968년 작성한 40연승은 현재까지 한국기원 최다연승 1위 기록으로 남아있다. 상금을 타면 후배들을 챙기는 등 바둑계에서는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로 각인돼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