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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폭’의 전성시대 소주업체는 운다

등록 2009-04-23 19:43수정 2009-04-24 08:59

‘소폭’의 전성시대 소주업체는 운다
‘소폭’의 전성시대 소주업체는 운다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요즘 폭탄주는 맥주에 소주를 넣은 ‘소폭’이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습니다. 원래 폭탄주라고 하면 맥주에 양주를 넣은 ‘양폭’이었습니다. 폭탄주는 마시고 싶지만 술값이 부담스러울 때 마시던 대용 폭탄주였던 ‘소폭’이 요즘 주류가 된 이유는 뭘까요?

우선 폭탄주를 즐기는 세대가 점점 어려진 것이 꼽힙니다. 정치계와 법조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폭탄주가 널리 퍼져 이제 대학가 음주 문화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최근 서울대 총학생회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폭탄주 제조법’을 안내하는 인쇄물을 돌렸다가 입길에 올랐을 정도입니다.

또한 소폭을 즐기는 여성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소주 도수가 18.5도까지 내려가면서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맥주와 소주 따로 마시는 것보다 더 맛이 좋고 체내 흡수도 잘된다는 주당들의 분석도 따라붙습니다. 기존 소주와 맥주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는 것인 셈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소폭이 유행하면 술 회사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연히 양주업체들은 울상을 짓습니다. 대한주류공업협회 통계를 보면 양주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크게 줄었습니다. 실물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진 지난해 7월 위스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나 줄었고, 송년 모임철인 12월에도 6.6% 감소했습니다. 술집에서 양주를 마시면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니 ‘소폭’의 인기가 올라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소주 업체들에는 반가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리 달갑잖은 현상입니다. 소주만 마시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주로만 마실 때보다 소주를 적게 마시게 되어 소주 소비가 줄게 됩니다. 대한주류공업협회 집계 자료에서도 올해 1~2월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주만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젊은층과 여성들이 소폭을 통해 소주와 친해지는 효과가 있어 소주업체들에 장기적으로 득이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폭에 이어 새로운 폭탄주 문화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막걸리 업체들이 주목할 현상입니다. 바로 ‘혼돈주’입니다.


최근 폭탄주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혼돈주는 막걸리와 소주,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술입니다. 음료수 쿨피스와 맛이 비슷해 일명 ‘쿨피스주’라고도 불립니다. 이 혼돈주는 18세기 문인 정철조(1730~1781)가 즐겨 마시던 술이라고 하니 가장 유서 깊은 폭탄주라고도 하겠습니다. 막걸리에 유산균이 많이 들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혼돈주’가 부쩍 힘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혼돈주가 과연 막걸리와 소주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일지, 아니면 기존 매출의 감소를 부르게 될지 주목됩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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