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65살 이상 660명 대상 조사
우울증이 노인들의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김태균·장종범 교수와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은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관한 연구의 일환으로 65살 이상 남녀 노인 66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관절염 무릎 통증 정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있는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무릎 관절염의 정도가 같더라도 통증이 더 심할 가능성이 5.9배나 높았다. 특히 심각한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보다는 무릎 관절염이 가볍거나 중간 정도인 환자들이 우울증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균 교수는 “노인들이 무릎 관절염으로 통증과 장애를 흔하게 겪는데, 엑스(X)선에서 보이는 것보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관절염의 증상이 훨씬 심한 경우가 많다”며 “X선상에 나타나는 것보다 환자들이 겪는 관절염 통증의 정도가 매우 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치료 때 통증과 우울증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일부 환자들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무릎 통증과 장애를 호소하고, 어떤 경우에는 수술 이후의 무릎 통증이나 기능 장애가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기도 한다”며 “이런 환자들에게는 우울증 사전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65살 이상 노인의 경우 당장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환자가 10명 중 한명꼴로 흔하지만, 정작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노인은 전체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김기웅 교수는 “노인의 우울감은 의욕 저하나 기력의 감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높인다”며 “우울증 치료만으로도 전신의 증상이 호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학술지인 <저널 오브 본 앤드 조인트 서저리-아메리칸 볼륨>(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American volume)에 실렸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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