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세상]
예전에 한 지상파 방송에서 ‘동안대회’를 열어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제 나이보다 열 살은 어려보이는 사람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부러운 탄성이 이어졌다. 요즘은 마릴린 먼로처럼 팽팽한 성적 긴장감을 선사하는 미인보다 젊음을 유지하는 ‘동안’들이 인기다. ‘동안’의 비법들도 소개되었다. 유독 한 사람의 비법이 눈에 띄었다. 그는 식초로 세수를 한다고 했다. 식초의 살균작용이 피부 트러블을 진정시킨다는 것. 식초를 꾸준히 먹어도 피부에 좋다. 비타민 C가 체내에서 파괴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식초의 효능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미국의 건강전문 작가인 칼 오레이는 ‘자연이 준 기적의 물’이라고 예찬하면서 자신의 저서에 그 효능을 꼼꼼히 기술했다. 그는 식초 안에 함유된 아세트산이나 구연산 같은 성분들이 피로의 원인이 되는 유산을 분해한다고 전한다.
식초는 그 종류도 많다. 세계적으로 약 4천 가지가 넘는다. 그 중에서 쌀이나 현미로 만든 흑식초가 단연 인기다. 장수마을로 알려진 일본 가고시마 후쿠야마쵸의 흑식초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부터다. 흑식초는 다른 식초들보다 아미노산이 많고, 음식물로만 섭취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도 7종이나 함유하고 있다.
그랜드하얏트호텔 중식당 요리사인 전극인(44)씨는 식초를 세심하게 쓰는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식재료에 따라 다른 식초를 쓴다. 해파리요리에는 백식초, 전복요리에는 흑식초, 야채나 채소요리에는 중국식 홍식초를 사용한다. 백식초는 해파리의 아삭한 맛을 살리고, 흑초는 전복이나 조개류 등의 잡냄새를 없애준다고 말한다. 중국식 홍초는 단맛이 적어 톡 쏘는 맛을 더 살린다고 한다. 그는 “10년 전부터 이미 중국 본토에서는 식초 등을 이용한 건강요리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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