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세상]
요리사 박찬일(45)은 ‘스타 셰프’다. 그가 2007년에 쓴 <와인스캔들>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뒤이어 출간한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보통날의 파스타>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레스토랑엔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1999년 기자생활이 따분해서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요리학교 아이시아이에프(ICIF)로 유학을 떠났다.
키는 183㎝, 몸무게는 75㎏. 요리사라는 직업에 딱 맞는 튼튼한 신체다. 묵직한 프라이팬을 번쩍번쩍 들어올려야 하는 요리사에게 건강하고 튼튼한 몸은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그가 예전부터 이런 멋진 몸을 가진 이는 아니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몸무게 86㎏의 비만환자였다. 지방간 수치가 높은 ‘불량한 몸’을 가진 이였다. “요리사는 건강하기 힘들어요.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 폭식 등으로 이어지는 생활을 하기 쉽죠.”
직업의 특성상 그는 점심식사는 오후 3~4시에, 저녁식사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저녁식사 대신 술과 안주로 때울 때가 많았어요.”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먹을거리를 바꾸기 시작했다. 우선 즐겨 마시던 술과 튀긴 음식을 끊었다. 고기도 줄였다. 생협에 가입해 식재료도 유기농으로 바꿨다. 아침에는 생협 두유를 한 잔 마시고 현미밥을 싸서 출근을 했다. “집에서 가져온 현미밥과 간단한 채소를 볶거나 나물 등을 반찬으로 먹었어요.”
틈틈이 그만의 간식으로 배를 채웠다. 아스파라거스 3개(70g~100g)와 브로콜리 10개(줄기 포함)를 끓인 소금물에 살짝 데쳐 먹는 게 그의 간식이었다. 소금도 천일염을 썼다.
3개월이 지나자 몸에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변비가 사라지고 배가 들어갔어요. 피부도 좋아졌어요.” 무엇보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머리가 맑아졌다. 식단만큼 중요한 것은 “건강교의 신도”가 되는 일이었다고 한다. 식사의 원칙을 정했지만 유혹의 손길은 끊이지 않았다. 그 유혹을 ‘건강교’의 독실한 신자처럼 이겨냈다. <잡식동물의 비애>(마이클 폴란 지음)나 <음식혁명>(존 로빈스 지음) 같은 환경과 음식을 다룬 책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건강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이룬 삶의 변화였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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