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분당 서울대병원 “식사시간 정하고 간식 줄여야”
어린이의 잘못된 식습관은 음식에 집중하지 못하는 ‘주위 산만형 섭취 장애’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분당 서울대병원이 7월부터 9월까지 두 달 동안 수도권과 부산 지역 어린이 298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위 산만형 섭취 장애가 75%로 가장 많았고, 특정 음식만 골라 먹는 ‘예민성 음식 거부형 편식’이 67%를 차지했다. 이어 부모의 과잉 기대에 따른 ‘오인형 섭취 장애’(45%), ‘외상 후 섭취 장애’(26.8%), ‘상호 작용 부족형’(22.5%) 차례로 조사됐다.
특히 생후 6개월에서 3살 사이에 주로 나타나는 ‘주위 산만형’은 음식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하루 세 끼 일정한 식사시간을 정하고, 간식을 줄이는 등 먹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새로운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하는 ‘예민성 음식 거부형’은 음식을 강요하기보다는 쉬운 음식부터 점차 새로운 음식으로 식단을 개선해 주는 게 좋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오인형 섭취 장애’는 대개 자녀 성장에 대한 부모의 과잉 기대에서 발생한다. 이때 음식을 강제로 먹일 경우 오히려 자녀의 신체 발달을 저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어린이가 식사를 거부할 때 대다수 부모들은 ‘쫓아다니면서 먹인다’(46.3%)거나 ‘먹으라고 강요한다’(43.3%)고 답변했다.
양혜란 분당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자녀의 섭취 장애 개선을 위해 부모들이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라며 “섭취 장애는 어린이의 체질이나 성장환경, 부모의 성향 등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한 것으로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한 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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