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없던 시절, 이맘때는 축제의 계절이었다. 햇볕이 따뜻해지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찬란한 계절을 만끽하며 푸른 잔디에 앉아 뮤직 페스티벌을 즐겼다. 하지만 지난해엔 전염병의 종식을 바라는 뜻에서 거의 모든 뮤직 페스티벌이 취소됐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온라인 비대면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위로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그런데 끈질긴 전염병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일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잔디밭에 모여 다 같이 ‘떼창’하는 뮤직 페스티벌은 올해도 열리지 못한다. 한번 가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이 계절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계절라이브’(KYEJEOL LIVE)는 한국의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아티스트가 찾아가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채널이다. 춘천의 호수와 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SURL’(설)의 공연에서는 청량한 바람과 따스한 봄 햇살이 느껴진다. ‘이디오테잎’의 이디엠(EDM) 연주는 석양이 물드는 바닷가로 데려가 준다. 탁 트인 풍광과 라이브 공연이 주는 생생한 현장감 덕분에 계절라이브의 영상을 자동 재생하고 있으면 뮤직 페스티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달래진다. 코로나19 때문에 강제 ‘집콕’ 중인 페스티벌 팬들에게 채널을 추천한다. 최고운(에세이스트)